이미지로 보는 세상

흉내내보기

♧ forest 2012. 10. 21. 10:35





얼마전 예술의 전당에서 스티브 맥커리 사진과 만났다.

그는 가히 빛과 색의 천재였다.


세상은 온통 빛과 색이 지천이건만 사진가들이 흑백으로 사진을 보여주는 건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쉬운 방법을 택하는 걸로 보여서 못내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맥커리만은 달랐다.


세상의 색과 빛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진가였던 것.


아니,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맥커리는

색과 빛을 잘 보는 섬세하고 예민한 눈을 가졌다는 표현이 맞을 듯.

사진 속에 수많은 색이 들어가 있지만

마치 한 가지의 톤으로 보이게끔 채도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마치 두 어가지의 색을 쓴 듯한 느낌으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가의 눈으로, 그의 카메라로,  

빛과 색이 

어떻게 통제되고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진가라 할만하다.


그리고 그 다음에 만난 알렉스 웹.

웹은 사진집으로 만났는데 맥커리와는 또다른 작가였다.

그의 사진도 빛과 색 그리고 사진에서 보여지는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통제해야 하고 어떻게 사진에서 보여줘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작가였다.



아, 이 설레임.

당분간 이 두 작가의 사진을 번갈아 보면서 행복해지고 싶다.


위의 사진은 그 둘을 흉내라도 내보고 싶어서 길거리에서 찍은 것.

정말 흉내라도 내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