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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보는 세상/오늘 하루는

강화 교동에서 만난 길냥이와 교동 소녀










강화 교동에 다녀왔다. 예전엔 배로 드나들던 교동이었는데 강화대교가 개통된 후 두 번째 나들이다. 처음에 왔을 때는 1박2일의 무대였던 교동 시내에서 주로 놀았고 이번엔 교동 일주를 했다. 일주 마지막 장소로 예전 배가 드나들던 시절의 교동 선착장에 들렀다.

예상대로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넓은 주차장에 바람과 빛만 가득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고양이가 달려왔다. 푸석푸석한 털로 보아 길냥이가 분명했다. 차에서 내리려고 발을 내밀자 마구 울어댔다. 흡사 외출한 엄마가 돌아오면 배고파서 엄마 품에 달려드는 아이처럼.

마침 민속장터에서 산 코다리가 생각났다. 코다리를 꺼내려고 비닐을 풀었다. 생선 냄새 때문에 고양이 울음 소리가 더욱 커졌다. 서둘러 밥을 주고 싶은 엄마의 심정이랄까. 급한 마음에 살덩이 두둑한 놈으로 한 토막 꺼냈다. 그리고 조금씩 잘라주었다. 하지만 배고픈 고양이에게는 언발에 오줌누기다. 코다리를 입에 덥썩 물고는 놓지 않는다. 힘이 어찌나 센지 코다리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아 주었다. 

얼마나 굶은 것일까. 손에서 놓친 코다리는 바닥에 떨어져 흙이 묻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게 눈 감추듯이란 흔한 표현에 맞게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저 멀리서 또 한마리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검둥이였다. 무척이나 경계했다. 다가오지도 못하고 멀리 도망가지도 못하면서 소리만 앙칼지다. 역시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불안한 듯 주변을 살피면서도 계속 울어댔다.

코다리 한 덩어리를 더 꺼내 던져 주었다. 재빠른 인터셉트 성공, 입에 물고는 바닷가 쪽으로 달아나버렸다. 코다리 한 덩어리가 하루의 양식이었을 듯. 어쩌면 얼마만의 양식이었을지도.


어린 꼬마가 다가왔다. 아까부터 저 멀리에서 지켜보던 소녀다. 소녀는 먹고 있던 빵을 고양이에게 나눠주면서 밝게 웃는다. 웃는 두 뺨이 찬 바람에 붉다. 밝은 웃음 때문일까, 건강해 보인다. 그 소녀는 선착장 매점에서 일하시는 분의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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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어머니 시리즈 잠시 닫아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