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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타코

기승전따님






기승전따님이신 분이 어제 저녁에 집 앞 술집으로 나오라고 문자를 했다. 이미 낮술을 1차 2차까지 하신 분인데 마지막 한 모금이 모자랐던 모양이다. 나는 그냥 조용히 들어오시라 했다. 집에도 술있니 곱게 들어오시면 안주 대령하겠노라고. 


술꾼에게 꼭 있는 마지막 한 잔. 이 한계치를 넘으면 그대로 잠들어버리는 그 한 잔. 마늘 스파게티에 안주용 소시지를 듬뿍 넣어서 밥배의 허전함을 달래줄 수 있게 부랴부랴 만들어 대령하였더니 이러쿵저러쿵 이야기가 길다. 그러다 "아 딸이 보고 싶다"를 외치시는 이 분. 진정 기승전따님이시다. 


아.. 그러고 보면 나는 기승전아드님이신 어머니와 기승전따님이신 나의 남편과 살고 있다. 외롭다. 이 가을 미세먼지 자욱한 이 아침에 술국 끓이는 나는 진정 외롭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