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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타코

일본 여행 3 - 5월 3일 두울


이제 힘들었던 선거도 끝냈고, 즐겁게 월드컵만 즐기면 된다. 
자, 그럼 월드컵을 즐기기 전에 일본 여행도 빨리 마무리 해야겠지요...^^ 



지난 5월 3일 도쿄 황궁에서 일본식 정원을 둘러보고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아사쿠사에 있는 센소지에 도착했다. 센소지 사찰 건물은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없어지고 콘크리트로 복원한 건물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간 날도 공사 중이었다. 도쿄에서 에도시대의 거리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날이 날인지라 동경 사람 구경은 다 하고 온 것 같다. 그래도 아주 잠시 에도시대의 거리 풍경은 맛볼 수 있었다.


사찰 마당에는 어린이날, 특히 남자 아이들을 축하하는 잉어 풍선이 높이 세워져 있다. 센소지의 탑모양은 우리의 황룡사 9층탑의 모양과 비슷했다. 



사찰 안에서는 소원을 빌기 위해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는데 100엔을 넣고 통을 흔들면 나무 막대기 같은 것이 나오고 그 막대기에 적혀 있는 번호에 맞는 서랍을 찾아서 열면 자기 운세가 적힌 종이가 들어 있다고 한다. 운세가 좋으면 그 운이 자기 것이 되어 달라고 빌고 나쁜 운이면 멀리 보내달라고 빈다고 했다. 


사찰 마당으로 나오니 공사중인 판넬이 위로 보인다. 이곳이 에도시대를 상징하는 정문으로 나가는 길인데 사찰 한가운데 연기나는 통이 있다. 그 통에 향을 꽂아 머리를 향해 연기를 쐬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하여 사람들이 연신 향을 꽂고 연기를 쐰다고 한다.



사찰을 나오니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더욱 놀란 사실은 사찰 안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향해 줄줄이 들어오고 있었던 사실이다.



사람들 행렬을 비켜서서 정문을 찍고 싶었는데 인파에 밀려서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골목에서 살짝 찍었다.



엄청난 사람들을 뚫고 지나갈 수가 없어서 들어선 골목. 닌교야키라는 빵을 구워 파는데 딸이 맛있다고 하여 한 봉지 샀다. 빵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구워진 빵으로 안에는 팥이 들어 있었다.



골목 골목 사람들로 장사진. 참으로 이상한 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걷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조금이라도 부딪히면 누구랄 것도 없이 먼저 미안하다고 인사하는 모습은 좋아 보였다.



아이스크림을 구워 파는 가게. 신기한 가게 앞에 우리도 줄을 서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겉껍질은 뜨겁고 안에 있는 아이스크림은 차가워서 그 맛이 참으로 묘했다. 딸이 맛있어 했다.




센소지를 끝으로 오전 투어를 마쳤다. 그리고 시사이드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는 오전에 미리 생선류로 할 것인지 육류, 채소류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각각 생선과 육류를 선택해서 먹었다. 오전 내내 못알아듣는 영어 가이드에 조금씩 지쳐 있었고, 엄청난 인파에 놀라서 점심 시간이 특히 기다려졌었던 시간이다. 식사하기 전에 일본 가이드가 한 팀씩 돌아가면서 단체 사진을 찍어줬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문 앞에 작은 디딤대를 가져다 놓았다. 계단참이 낮아지니 오르기 편리했다. 그리고 잠시 대기 중에도 바퀴 앞 뒤를 고정해 놓고 있었다. 언제 있을지 모를 지진이 이런 생활문화를 갖게 한 듯 싶다.



오전 코스를 신청한 사람들은 점심 식사를 끝으로 헤어지고 크루즈 여행을 신청한 사람들만 남았다. 우리가 탈 배가 기다리고 있다. 심포니 크루즈 여객선으로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다이바 섬을 둘러보는데 약 50분 정도 걸린다. 크루즈 여행은 야경이 더 멋있다고 하는데 다음엔 석양과 야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게 저녁에 둘러보고 싶다.



배에 오르니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황금연휴기간에는 일본 전통 혼례식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전통 혼례식은 못보고 선상 결혼식을 볼 수 있었다. 신부 신랑 그리고 가까운 친척들만 모인 조촐한 결혼식이었다. 외국인 신부가 주례하고 있었는데 주례는 영어로 하고 있었다. 신부 왼쪽의 하객들의 경우 여자들은 거의 일본 전통옷인 기모노를 입고 있었고 신랑의 오른쪽 하객들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결혼 축하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꼭 와야할 친한 친구와 친척들만 모시고 결혼한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나 보다. 



짧은 결혼식을 마치고 객실로 들어선 신랑 신부 가족들. 선실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박수를 보내준 사람들을 향해 한번 웃어줄만도 한데 기모노를 입고 게다까지 신어서 그런지, 아님 쑥쓰러워서 그런지 계단 내려가는데만 열중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축하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오래도록 보내주었다.



배 위에서 본 레인보우 브릿지. 도쿄 도심에서부터 인공섬 오다이바까지 연결된 다리이다. 다리를 지지하는 강철선에 램프를 달아 낮 동안에 얻는 태양에너지로 조명을 비추는데 조명은 계절, 날씨, 요일에 따라서 12가지 패턴으로 바뀌기 때문에 레인보우 브릿지라고 한다.  잠시 후에 우리도 저 다리를 건너서 오다이바로 가게 된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일본 후지TV. 건물 가운데 둥근 원통을 세워놓았다.



무릇 배를 타면 이렇게 폼잡고 한번 앉아봐야 하는 거 아닐까. 친구가 바람을 맞으며 앉았다. 이제 우리 내년이면 오십이 된단다. 잘 살다가 또 이렇게 여행다니자꾸나. 다음엔 우리들만을 위한 여행을 계획해보자꾸나.^^



애꾸눈 선장 분위기가 나는 아저씨. 우리와 하루 종일 함께 다녔다. 애꾸눈 선장이 생각나서 멀리서 잡아봤다. 저런 선글라스도 파는걸까. 



레인보우 브릿지를 배경으로 아빠에게 딸과 나의 모습을 트위터로 전송했다.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인공섬인 오다이바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도 레인보우 브릿지 다리가 보인다. 우리는 저 다리를 버스로 이동했는데 유리카모메선이라는 무인전철을 이용하는 것도 재미날 듯.



오다이바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이 섬에서 쇼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우리는 한번 휙 둘러보고 나왔다. 



구경나온 일본 친구들도 한 컷 찍어 주고.



그 일본 친구들에게 우리도 한 컷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한 컷.




딸은 과제를 해야 했고, 내 친구의 아들은 오차노미즈에 있는 악기점에 가고 싶어해서 우린 오다이바를 끝으로 헤어졌다. 그래서 이른 저녁에 딸과 나는 주죠역에 도착했다.



어제와 달리 역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 역 주변으로 자전거가 많이 세워져 있다.



역 주변에 얌전히 늘어서 있는 택시.




여행기간 내내 철저히 일본식으로만 식사하라고 주문하신 울 딸. 그래서 또 먹게 된 규동. 



빨간 간판 코지 코너라는 케익집. 이곳에서 딸이 알바를 한다. 멀리 한국에서 왔으니 점장에게 인사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절대, 절대 그러지 말란다. 우리는 인사하는게 예의인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다 큰 아이에게 과다한 관심을 보이면 마마보이(마마걸이라는 표현도 있나?)라며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말렸다. 그래서 케익집에 들어가서 슈크림 빵만 사갖고 나왔다.



어제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 딸의 집으로 가는 시장 골목. 




딸은 하루 종일 통역하느라 많이 지친 모양이다. 재미난 사실은 일본 가이드가 딸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한국어를 잘하느냐고.. 한국에서 살다 왔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우린 배꼽을 잡고 웃었다. 하여간 통역하느라 힘든 딸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화장도 지우지 못하고 쓰러져 잠이 드셨고 나의 일본 여행 이틀째의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