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살짝 부딪힌 거 같은데 힘없이 유리컵이 깨졌다.
며칠전에는 흙으로 빚은 막걸리잔도 하나 깨먹었다.
날씨가 차가워져서 그런가 싶어
설겆이 하다말고 유리컵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나도 참 유리처럼 날카로웠던 적이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살짝만 부딪혀도 상처받고, 상처주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먼저 남에게 상처주기도 하고.
그런 날은 더 피투성이가 된 마음 끌어안고 괴로워했던 수많은 날들.
뾰족뾰족했던 마음들이 언제 이리 다 내려앉은 것일까.
그 흔한 상투적인 말로 세월이 약이었을까.
그저 세월이 그리했다고 하기에는
............
아프다.
많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