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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보는 세상

등대



여수 돌산도 어느 바닷가에서, 2006년 9월 7일


지난해 9월 남해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이다. 그 때가 생각난다. 나는 그곳에서 등대 옆에 작은 배를 몰고 나가는 한 어저씨를 처음부터 카메라로 쏟고 있었다. 바닷가 부두라는 곳이 항상 약간 지저분하게 그물들이 널려 있고 어슬렁거리는 개 한마리와 고양이들이 들락거리는 풍경이다. 이곳 여수의 돌산도 바닷가도 여느 바닷가와 다르지 않았다. 그곳에서 털보가 등대 옆으로 난 둑을 따라 바닷가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나는 어슬렁어슬렁 거리면서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때 한 아저씨가 잰 걸음으로 오고 있었다. 긴 장화를 신고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나는 짐짓 그 아저씨가 바닷가로 나가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나도 약간 잰 눈빛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찰칵거렸다. 아저씨는 왜 찍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냥 말없이 아저씨 일을 할 뿐. 그때 나는 아저씨가 배를 어떻게 바다에 밀고 나가는지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작은 배가 저 멀리 바다를 향해 나아가면서 잔잔하던 바다가 잠시 출렁거렸다. 그때 나도 같이 출렁거렸던 기억이 또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