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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

색의 유혹 1 - 그리움의 색 파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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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블로거 박노아님의 사진입니다. 박노아님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입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을 꼽으라고 하면 어떤 색을 꼽을까... 일단 나의 경우는 색을 다 좋아한다. 색은 나름대로 다 예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만 꼽을 수가 없다. 그런데 에바 헬러의 색의 유혹에 보면 남자의 46%, 여자의 44%가 파랑을 가장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파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남자의 1%, 여자의 2%에 불과하다는 것.

남자든 여자든 파란 옷을 즐겨 입는다. 파란 옷은 어떤 경우에도 잘 어울리며 계절도 타지 않는다. 파랑은 자동차 색으로도 인기가 있어서 사치스러운 대형차든 자그마한 소형차든 파란색이 많다. 파랑은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 때문에 집안을 꾸밀 때에는 침실의 색으로 많이 쓴다. 다만 한군데에서만은 예외이다. 먹고 마시는 음식물에는 파랑이 거의 없다.

그런데 1998년에 남성 약품의 그것^^이 발명되었는데 그것이 파란색이다.(검색엔진에서 수없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서 제품의 이름을 적지 않는다. 다 알아들으실 듯...^^) 먹고 마시는 것에는 파란 색이 없는데 어떻게??? 파랑은 실현과는 거리가 먼 이념의 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먼 곳과 그리움의 색인 파랑은 비현실적인 색, 현혹하는 색이기도 하다. 독일에서는 꾸며낸 이야기를 '파란 동화'라고 불렀다. 프랑스어로 '나는 여전히 파랗다(j'en reste bleu)는 놀라서 어안이 벙벙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1998년에 개발된 남성약품은 '파란 기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건 파란 꽃일 뿐이야!'하고 말하면 '근거없는 거짓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파랑은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별 탈 없는 공상과 연관짓는다.

또한 파랑은 신성한 의미를 지닌다. 신은 하늘에 산다. 파랑은 신을 둘러싸고 있는 색이다. 그래서 파랑은 여러 종교의 신의 색으로 쓰인다. 이집트의 파라오가 썼던 금색 마스크도 파란 머리카락과 파란 수염을 달고 있다. 그것은 성스러운 돌로 숭배되던 청금석의 파랑이다. 이집트의 신 '아문'은 눈에 뜨지 않게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피부가 파란색이었다. 인도의 신 '비슈누'는 인간의 형상을 한 크리슈나 신이다. 그는 자신의 고향이 하늘임을 나타내는 파란색 피부를 가지고 있다. 라마신도 피부색이 파랑이다.

성당의 둥근 지붕은 하늘을 상징하기 때문에 보통 파랑이다. 유대인들은 하늘을 '야훼의 보좌'라고 믿는다. 야훼의 보좌는 사파이어로 되어 있다. 신성한 파랑과 순수한 흰색은 시온주의 색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국기에는 하얀 바탕에 파란 별(다윗의 별)이 그려져 있다. 파랑이 흰색과 배색되면 최고의 가치를 상징한다. 파랑-흰색은 진실과 선, 영리함의 색조이다.

이렇게 신성의 색이었던 파랑이 누구나 사랑하는 색이 될 수 있었던 건 파란 색소, 인디고 덕분이다. 인디고는 아주 중요한 색소였다. 인디고 블루, 그것은 블루진스의 파랑으로 '창백한 파랑'부터 '검정 띤 파랑'까지 다채로운 변화가 가능했다. [계속]


지난 5월부터 정리하다가 만 책입니다. 카메라가 생긴 이후로 활자보다 파인더를 더 사랑하게 되어 글읽기, 쓰기가 주춤하네요. 다시금 읽기 쓰기에 열심을 내야 할 것 같아서 쓰다만 글을 정리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