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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타코

어린이 대공원에서 1


어린이 대공원에 가면 어린이들이 있다. 언제부턴가 완전 무료입장이 되면서 아이들이 맘놓고 놀만한 넓은 공원이 되었다. 지난 토요일에 나는 실로 몇년만에 대공원 놀이동산을 아이도 없는 다 큰 어른 둘이 다녀왔다. 처음엔 사진을 찍으려는 목적이었는데 대공원 분수대를 지나 놀이동산에 들어서니 생각지도 않게 우리 딸 타코가 여기저기에 있었다. 타코 어릴 때는 정말 많이 왔었다. 떡볶이 아줌마, 솜사탕 아저씨가 타코를 다 기억할 정도였으니... 아이가 크면서 롯데월드로 서울랜드로 놀이의 주제가 달라지면서 장소도 달라졌고, 같이 가는 멤버들도 가족에서 타코의 친구들로 바뀌면서 우리 타코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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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분수대. 분명 나는 사람도 없는 빈 분수대를 찍었는데 그곳에서 우리 딸 타코가 메롱하면서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타코 9살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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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에 들어서면서 확연히 예전과 달라진 놀이시설과 각종 먹거리들이 세련되게 바뀌어 있었다. 물론 다른 놀이동산에 비하면 아직도 옛스러움과 촌스러움은 여전했다. 그중에서도 변함없는 대관람차. 대관람차를 보는 순간 오늘은 저것은 한번 타야지 생각했다. 아마도 1,500원 할 때가 마지막으로 탄 것 같은데 3,500원으로 올랐지만 시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아 괜히 웃음이 나오고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은 대관람차에 올랐을 때 내려다 본 모습, 그리고 대관람차 큰 기둥에 누군가 낙서를 해놓은 것, 그리고 촌스러운 '나오는 곳' 서체. 정말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나는 저 서체를 보는 순간 내 입가에서 웃음이 자꾸만 비질비질 새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컴퓨터로 쉽게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예쁜 서체도 많건만 저 서체는 아직 그대로였다.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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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람차에 빼놓을 수 없는 아이들의 낙서. 수퍼주니어 팬인 모양이다. 슈퍼주니어♡E.L.F Ever Lasting Friends♡ 귀엽다. 저렇게라도 자기의 존재를 표시하고 싶어하는 10대의 뜨거운 아이들. 낙서 밑으로 푸르스름한 건 털보의 청바지. 털보는 밖을 내다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는데 나는 정작 너무 무서워서 건들건들 거리는 자리에 앉아서 창밖만 내다보고 있었다. 대관람 차 안의 페인트 색이 분홍색인 건 딸 어렸을 때와 여전히 똑같다. 아마 대관람차가 생겼을 때부터 혹시 분홍색은 아니었을까... 왜 하필 분홍색일까 생각하다 우리가 대관람차에 타려고 할 때 표를 끊어주시는 분이 부부가 대관람차를 타면 금슬이 좋아진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마도 높은 곳에 올라서 그냥 내려오지 않기 때문일까...ㅎㅎㅎ 어쨌거나 우린 연신 카메라 셔터만 눌러대다가 그냥~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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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타코 11살 때인 2001년 대공원에 갔을 때 모습이다. 기록을 보니 11살, 5학년이었는데 제법 카메라를 보면서 아직도 재롱을 떨면서 놀고 있다. 한창 사춘기를 겪던 중학교 1학년말 무렵부터인가부터 사진찍는 걸 거부했던 것 같은데 5학년 때는 아직 어린 아이처럼 엄마빠 따라다니면서 같이 놀아줬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우리 눈에는 아직도 귀엽고 착하기만 하다.^^
2001년은 털보가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사서 딸의 사진을 남겨주기 시작한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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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사진의 주제를 찾아나섰는데 나는 그곳에서 타코를 만났으며 수많은 어린 아이들을 만났다. 동시에 어린이대공원과 우리 딸 타코가 같이 성장했구나.. 그리고 우리도 어린이대공원을 드나들며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어린이대공원이 새삼 소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