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털보♥타코

타코 블로그에서

2학년 4반에서 보내는 1년이 2달 남았네요. 이렇게 1년이 빨리 지나간건 처음이었어요.
반에서 좀 겉돌았더니 4반의 일원으로서 뭔가 한 기억이 없어요;
복도에서 서로 마주쳐도 인사한번 안하는 반은 태어나서 처음이었고
'시간이 지나도 저런 사람은 되지 말자'라는 생각을 3천번쯤 하게 해준 반도 처음이었습니다.
남을 대놓고 무시하고 비웃는 사람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것도 처음이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어요-_-
1년이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환경이 나빠졌다고 바로 겉돌아버린 내가 옳지만은 않다는걸 아는데,
이런 사람들과는 어떻게 지내야 할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요.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비난부터 했던 내 모습 그대로 성장하고 싶지는 않아요.
미숙한 사람이라고 미워하고 차별하고 떨어트려놓고 싶진 않아요.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고, 나도 그랬으니까요.
미숙한 사람이라고 내버려두면 그사람은 계속 그대로일테니까요.
그런 악순환은 안되잖아요.
졸업하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데,
과연 내 주위에는 착한 사람들만이 모여줄까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지혜롭게 행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딸의 블로그에는 모르는 일본 연예인들 얘기로 그득하답니다. 그런데 며칠전 포스트에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글을 쓰고는 맨 마지막에 자기의 얘기를 담았더군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나름 고민이 있는 것 같아서 철렁했는데 그닥 심각한 건 아니더군요. 친한 친구가 반 아이들 앞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공개적으로 들을 모양이예요. 아마도 그때 자신이 아무런 도움이 못된 것이 미안했던 것 같습니다.

고2학생들의 남녀합반은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은 것 같더군요. 특히 선생님을 잘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번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교실이 떠나갈 듯 시끄럽고,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야유하는 모습을 매일매일 봐야 하는게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딸이 이 통과의례같은 시간을 잘 견디고 넉넉히 이겨낼 수 있어야 할텐데요... 딸에 대한 기도가 더욱 조용해지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