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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2009 Adieu~ 2010 Happy new year~




한 해를 정리할 때마다 감사의 제목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오늘 특이하게도 한겨레신문에서는 올해의 빵꾸똥꾸를 정리했다. 뭐, 나야 올해의 빵꾸똥꾸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밤잠을 설치게 하던 빵꾸똥꾸가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난다. 올해 나의 빵꾸똥꾸는 누군가가 미워졌다는 것이다. 미워하지 말고 미움 넘어의 사랑으로 가라고, 그렇게 몸소 가르치신 예수님이 계시건만 미움이란 놈이 앞에서 얼쩡거리니 예수님의 얼굴을 자꾸만 가린다. 그렇게 미움이란 놈이 올해 나를 두 번이나 넘어뜨렸다. 그리고 그 넘어의 사랑으로 넘어오라고 손짓하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미운 놈을 넘어가지 못하고 엎어져 있던 것이, 그리고 여전히 엎어져 있는 것이, 나에게 있어 올해의 최고의 빵꾸똥꾸다. 

어제 청평댐에서 바라본 석양이다. 나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2009 빵꾸똥꾸를 짊어지고 2010으로 넘어가려는 시점이다. 미움이란 놈에 걸려들면 감사함이 사라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감사함이 넘치게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3수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딸의 대학입시가 훌륭히 끝난 점, 19년 양육 시간을 훌훌히 털어버리고 온전히 내 일에 열심을 낼 수 있었던 점, 주변에 좋은 사람들 너무 많아서 외롭지 않았던 점, 특히 친구같은 동생, 친구같은 언니, 친구같은 더 친구같은 친구를 만나서 좋은 교제를 나눴던 점, 풍족한 누림은 아니지만 가난함 속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채워주는 물질적인 행복까지도 부족하지 않게, 너무 넘치지도 않게 적당히 채워주셨다. 요건 좀 말하기 좀 거시기하지만, 위태위태하면서도 바람피지 않고 넘어가고 있는 울 털보도 감사함 중의 하나다. ㅋㅋ

이 중에 가장 큰 감사는 나에게 효도의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나 살기 바뻐서 보살피지 않았던 엄마가 다행인지 내가 충분히 시간낼 수 있을 때 아프신 걸 알았다. 효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신 것, 전화로 엄마 사랑해~ 라고 말하고 엄마도 딸 사랑한다고 해봐~ 라고 하면 울 엄마 쑥쓰럽게 웃으시면서 그래, 나도 우리 딸 사랑한다고 해주시면서 시원하게 웃어주는 엄마가 계셔서 감사한 한 해였다. 내년엔 울 엄마를, 그리고 같이 살고 있는 우리 시어머니를 좀더 살뜰히 보살피는 시간이 허락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그리고 이 곳에 놀러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더욱 행복했던 블로그, 
이 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 해피하시고 복많이의 계절이 돌아왔으니, 하늘복, 땅의 복, 모두 많이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