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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

말을 들어주는 것...



일년동안, 학교 다니는 것 빼고, 돈을 버는 것 이외의 것을 배워본 건 졸업 후 처음이다. 그러니까 거의 20년만에 강의실에 앉아봤다고나 할까.. 이제 두번의 강의만 더 받으면 졸업이다.
그 날 장봉도의 하늘이 너무나 높고 푸르렀다. 그곳의 사람들도 밝고 맑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갈 곳없는 사람들이 모여 따뜻한 공간을 이룬 사랑이 샘솟는 자리이다.

그곳에서 들은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처음 예림원을 시작해서 20년 동안은 장애인들에게 많은 말을 했지만, 지금부터 20년 동안은 장애인들의 말을 많이 듣겠습니다."라고 했던 것. 무엇을 해주는 것도 뜻깊은 일이었을테지만 이제부터는 비장애인의 입장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의 말을 온전히 들어주는 것, 그보다 더 큰 배려와 사랑이 있을까...

아마도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과 같이, 그들과 함께, 인생이란 길을 같이 가겠다는 뜻일 것이다. 봉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말이었다. 부디 그곳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밝고 맑은 웃음을 계속 이어가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