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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타코

매력


이 글은 시인 김주대
님이 바라본 털보에 관한 글로서 
 
그의 블로그에서 쥔장의 허락도 없이 가져왔습니다.
 
일찌기 저의 터프함을 간파하신 관계로 
 
저의 무례함은 결례를 살짝 넘는 수준으로 퉁 쳐주실 것이라 예상됩니다.^^
 
 

우리가 잘 따라가지 못할 때 이 분은 뒷짐을 지고 서서 기다려 준다. 
재미있는 거 있으니 얼른 와서 같이 보자는 것이다. 


 

사진찍는 것을 참 좋아한다. 포즈가 보통이 아니다. 
진지하게 사진을 찍을 때는 어른이 된다. 



작은 풀, 풀꽃, 곤충 이런 것들에 대해 거의 본능적으로 감동하고 좋아한다. 
뭘 찾은 모양이다.
신기한 것이거나 귀한 것이거나. 범인의 눈으로 보면 별 것 아니지만. 



엄마한테 뭘 일러주는 아이 같다.
여기 봐봐 여기 여기 여기야 엄마. 
엄마가 곁에 없어도 그는 아이가 된다.
그가 가리키는 것은 뭘까. 



공동묘지에서 발견한 그의 기쁨은 뭘까. 



집중하는 남자. 일하는 남자. 성실한 남자.
딱 그런 모습이다.
그냥 놀고 있는 건데. ㅎ 



좋은 먹이감을 발견한 모양이다. 
풀밭이고 웅덩이고 가리지 않고 막 뛰어가서 셔터를 누른다. 
아름답다. 


사람의 얼굴을 찍고 있다. 
그가 찍은 사진을 여러 번 받은 적이 있는데 실물보다 잘 나온 게 많아서 좋았다. 



노래방. 참 진지하다. 사진이니까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 게 안타깝다. 
나는 처음 이 분의 노래를 들으며 세상에 이런 음치도 있구나 싶었다. 놀라운 음치 ㅎ 


그러나 이제는 그의 노래가 그의 아이 같이 순수하고 해맑은 심성에서 나오는 것임을 안다. 
나는 이제 그의 노래를 듣다가 소리치며 뛰쳐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귀를 털어막지도 않을 것이다.
끝까지 그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매력 

  김 동 원 (닉네임 ‘백나인’, http://blog.kdongwon.com). 이 분은 처음 만나는 사람의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에도 기꺼이 귀 기울인다. 그리고 거친 이야기에는 거친 장단을 소박한 이야기에는 소박한 장단을 맞추어 준다. 좌중을 주목시킬 목적으로 절대 먼저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간혹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때 이야기 끝에 반드시 어색한 웃음을 곁들인다. 몸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겸손함이 분명하다. 

  이 분은 대단히 치밀한 논리와 감성 그리고 철학(신용목 시인에 대한 그의 시평을 참고로 아래에 싣는다)을 가진 분인데 그걸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맘에 드는 사람이 있을 때는 상체를 약간 흔들며(어색함을 떨어내는 듯) 철없는 아이처럼 감성을 막 발설한다. 실제로 이 분은 연세(ㅎ)에 어울리지 않게 완벽하고 순수한 아이일 때가 많다. 단지 흠이 있다면 노래를 참 못 부른다는 것이다. 못 불러도 그렇게 못 부를 수가 없다. 이 분의 노래를 듣느니 고문을 당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엉망진창의 노래가 요즘은 참 편하게 들려온다는 것이다. 청각적 감성만으로 들으면 지금도 고통스럽긴 하지만 조금 잦은 교유로 이 분의 아이 같은 품성을 알고 나서 그 어떤 고통도 감내하겠다는 이성적 판단이 선 후에 들으면 이건 분명 노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분의 노래를 들을 때 이성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분의 노래는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귀를 인류 탄생 초기의 고절한 상태로 돌아가게 한다. 이제 이 분이 노래 부를 때 뒤로 자빠지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좀 흥겨운 부분에서는 같이 춤을 춰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이 분은 사진 찍는 일을 대단히 좋아하는데 외국에 나가 사진을 배우기도 한 모양이다. 정확한 정보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저 좋아서 만나다 보니 약력도 나이도 모르고 문학 동네의 선배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신춘문예에 당선된 평론가라는 사실도 나중에 안 일이지만. 

  얼마 전 이 분의 부인(홈페이지 http://able.tistory.com) 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분의 대학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촌스러움의 지극함에 도달한 외모로 교정을 짐승처럼 배회한 모양이다. 가난이 만들어낸 기인임이 분명하다. 여자를 사귀다가 부모님 계신 집에만 데리고 가면 여자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가난한 형편과 사정을 보고 여자들이 도망간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의 부인은 반대로 그 점을 보고 이 분을 습득(!)하셨다고 한다. 참 드물고 귀한 분들의 아름다운 사랑이다. 

  만약 이런 분들이 정치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이른바 우익골통어른들은 말할 수 없는 편법과 치졸한 방법으로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획득했고, 또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좌익기회주의자들도 마찬가지로 명성을 획득했다. 정의로움을 권력 획득이나 입신의 도구로 삼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선한 정권이 들어서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순수 고갱이 그대로 사람답고 소박하며 솔직하다. 태생적으로 사이비 권력과 사이비 정치를 싫어하는 것 같다. 

  그렇게 사람만 보고 결혼한 이 분 부인의 차를 한번 타게 되었는데 좀 겁났다. 글밖에 모르는 아이 같은 남편을 만나 세파를 헤쳐 오며 성격이 좀 바뀌신 거나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인의 그 곱고 아름다운 손의 힘이 핸들로 전달되는 순간 핸들이 춤을 추며 바퀴가 하늘을 날아다녔다. 무섭고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옆자리에 타신 이 분은 싱글벙글이었고. 

  이 분과 남쪽의 어느 호숫가 한적한 골방에서 술을 마시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만날 때마다 10시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함께 참석한 예술가 한 분도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예술, 인생, 사랑, 사람, 자연, 우주 전방위에 걸친 이 분의 고요한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사람 좋은 웃음은 늘 뒤를 따랐다. 우리는 서로의 예술 세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저 느낀 대로 말해도 재미있고 즐거웠다.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 간의 농밀한 소통이 시간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흐르게 한 모양이다. 뉴턴의 절대적 시간 개념이 여지없이 깨지는 통쾌한 순간을 여러 번 맛보았다. 우리는 거의 거북이걸음 빠르기로 대화를 이어갔고 가지 않아도 좋을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이 분이 화장실에 다녀 올 때는 분명히 ‘천천히 올게’라고 말했는데(?) 돌아오는 시간은 굉장히 짧았다(?). 화장실에서도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모양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시간 개념에 따르면 광속으로 달리는 우주선에서 시간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흐른다고 한다. 우리는 그 반대로 아주 느리게 느리게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갔겠는가.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재미있는 우리들의 만남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 분 같은 매력으로 세상이 운영되면 얼마나 좋을까. 







원문은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blog.ohmynews.com/kimhoa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