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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요리

김장준비하기

이번 주에 김장하기로 맘을 먹고, 먹고, 또 먹다가 오늘 드디어 배추를 사러 갔다 왔다. 계속 맘만 먹고 있다가는 다음주로 또 미룰 것 같아 농협에 가서 배추를 사왔다. 배추가 작고 노란게 아주 맛있어 보였다. 일단 김장은 배추가 맛있어야 하며 절일 때 소금이 좋아야 한다. 김장은 절이기만 잘 절이면 김장의 반은 성공한거다. 지금 마당에는 저녁 나절 절여놓은 배추가 숨을 죽이고 있겠지...ㅎㅎ

이번처럼 배추값이 싸서 김장할 때 맘 편하게 해본 적도 오랜만인 것 같다. 배추값이 싸면 젖갈류가 비싸던지, 아님 고추가루나 마늘이 비싸서 항상 부담이었는데 올해는 고추가루도, 젖갈류도, 게다가 배추값도 모두 싸다. 정말 몇년만인지 모르겠다.

고추가루는 10근 준비해둔 것과 시누이가 10근 보내준 것으로 충분하고, 새우젖은 어머님이 일전에 놀러갔다 오시면서 사오셨고 멸치젖은 친정 엄마가 보내주셨다. 마늘은 내 동생네 냉장고에 넣어둔 것을 고구마와 바꿔왔다. 그리고... 배추 30포기(33,000원), 무우 15개(4,500원), 미나리 2단(6,000원), 갓 3단(6,000원), 쪽파 2단(4,000원), 생강 15쪽(3,000원-3봉지샀다. 남으면 생강차 끓이려고..)정도, 생새우 2근(12,000원), 굴 1근(8,000원)을 사왔다. 총 76,500원이 들었다. 이렇게 싸게 사도 되는지 은근히 걱정이 될 정도였다. 이렇게 적고 보니 살림꾼같다.ㅎㅎ... 아마도 김장을 여러해 하다보니 이것도 이력이 붙나보다.

요즘은 배추도 절여서 보내주고 속도 버무려서 보내준다. 버무려서 보내준 속을 입맛에 맞게 다시 양념을 한 후에 김장을 하면 되기 때문에 이제 김장도 아주 쉬워졌다. 하긴 나도 김치냉장고를 쓴 이후로 이렇게 따뜻한 날씨에 김장을 하고 있다. 몇년전만 해도 마당에 김치를 묻어야 했기 때문에 12월 중순경, 아주 추울 때 했었던 기억이다. 정말 그때는 힘도 많이 들었다. 배추를 씻는대로 배추가 얼었으니까ㅜ.ㅜ

김장만 하면 이제 겨울준비는 끝이다. 아니 우리집은 겨울준비가 또 남아있기는 하다. 찬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로 곳곳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 김장 끝내고 비닐로 창틀을 막고 나면 겨울준비는 끝이다. 그러면 눈이 펑펑 와도 아무 걱정이 없으니까...

어쨌든 김장 맛있게 해서 겨울을 맛나게 지내야지... 아, 김장하면 가장 좋은 것은 속 노란 배추에 배추속을 올려서 먹는 그 기분... 그거는 김장을 하지 않으면 절대 먹을 수 없는 그 맛이다. 우리 딸 타코가 너무 좋아해서 그날은 흰 쌀밥에 노란 배추와 배추속만으로도 저녁이 뚝딱이다. 거기에 수육까지... 올 겨울 맛있게 나려면 내일 김장이 맛있어야 하는데... 맛있게 해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