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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요리

휴... 김장 끝이다!



어제 저녁에 김장을 다 끝내고는 아직 어느 정도 힘이 남았을 때는 야호! 김장 끝이다~~~ 였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는 몸이 천근, 만근... 드뎌 늦잠까지 자는 바람에 울 딸 타코 지각할 뻔했다. 지금은 휴... 김장 겨우 끝냈네^^ 하는 기분이다.

그래도 이번 김장은 배추 씻기, 채썰기 등은 털보가 거의 다 해준 셈인데도 이렇게 힘들다니... 배추가 작아서 좀 부족한 듯 싶어 다시 9포기 정도 더 사다가 한 덕분인 것 같다. 배추값도 싸고 김장하는데 그다지 비용도 많이 들지 않을 때 많이 해두는 것이 좋을 듯 해서...ㅎㅎ 예전 주인집 아줌마 미국에서 돌아오시면 김장철 다 지난 다음에 오시니까 김치 없을 것 같아 거기에 한통, 고덕 외숙모도 한통, 내 조카도 한통, 뭐... 이렇게 나누다보니 많아졌다. 이 무렵 내가 인심쓸 수 있는 건 아마도 김치인 것 같다. "고모 김치 있어?"하고 물어올 때 넉넉히 담아주고 싶다.

사실 어제는 김장할 때 기분도 좋고,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다. 자원하는 맘으로 도와준 털보 덕분이었다. 물론 내가 손목이 아프다는 것도 한 몫 하기는 했지만 배추 씻기가 쉬운 일은 아니니까... 게다가 야채를 씻는데 야채가 거의 다 죽다시피^^ 할 정도로 힘껏 씻어주었다. 야채는 부드럽게 씻어야 한다고 얘기하다가 애써 기분좋게 도와하는 사람 못한다고 고무장갑 벗어버리면 나만 손해여서 아무 소리 안하고 그냥 내버려두었다. 어쨌든 깨끗하게 씻어준 것만도 고마우니까... 게다가 채썰기는 항상 털보 담당이었는데 이번엔 우리 어머니가 양념 무치는 것도 도와달라고 직접 말씀하셨다. 물론 내가 손목이 아프다는 것을 염려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변화는 순간 너무 놀라웠다... 당신 아들에게 직접 일을 시키신 적이 거의 없는 분이기에...ㅎㅎ 예전엔 내가 집안일을 털보에게 부탁하면 어머님 얼굴빛이 달라져서 어머니 안계실 때 주로 부탁했었는데... 이런 변화는 반가우면서도 나이듬에 대한 안타까움까지 겹쳐진다고나 할까...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도 아직 피곤이 덜 가신 묵직함이 남아 있지만 김장을 끝내고 먹는 보쌈맛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시간조절 때문에 수육이 너무 익어버려서 쫄깃한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김장철이 아니면 그런 맛을 언제 보랴... 배추속에 쌈싸먹는 그 맛을... 게다가 준비해둔 포도주로 한잔까지 했으니 김장 아주 지~대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