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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이번 워크숍에 같이 다녀온 나의 친구들.


원래는 친구들과 가을여행을 같이할 생각이었다.

사진도 찍고 가을 여행도 하고 차려준 맛난 밥도 먹자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었지.


하지만 첫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나의 야무진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ㅜㅜ

같이 간 일행들 일정 체크하랴, 식당 예약한 것 확인해서 시간 안배하랴...

비는 오고, 길은 막히고, 금방 어두어지는 짧은 가을해를 아쉬워하다 

사진도 별로 찍지도 못했는데,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사진 리뷰 들어가고.

리뷰 끝나니 새벽 2시 30분.


잠자리에 누웠으나 여고괴담에나 나올듯한 학교 건물은 또 왜이리 추운지

결국 일어나 아직도 사진 얘기로 날밤을 새고 있는 열성분자들이 모여 있는 다른 방에 가서 

맥주 한컵 얻어 마시고야 5시쯤 잠들었다.


다음 날, 만삭일 때보다 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영월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겨우 모운동에 도착.

일행들이 일제히 마을로, 광부의 길이 난 깊은 산 속으로,  흝어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나 홀로의 시간.

하지만 이미 사진에 집중할 수 없는 나에게 카메라는 목에 건 무거운 짐이었던 것.


어찌어찌 일정을 소화한 끝에 겨우 점심 때쯤 마지막 일정으로 주어진 자유시간... 

비로소 셋만 남게 되어 서부시장으로 그야말로 발걸음도 가볍게 고고씽했다.

우리의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나... 

몇몇의 일행이 우리와 함께 하게 되었고

점심도 가볍게 먹고 막걸리도 한잔씩 하고

그냥 쉬고 싶다는 나 때문에 장릉으로 택시로 이동.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

장릉에 도착하니, 가을 단풍 마실오신 관광차가 빼곡.ㅜㅜ

결국 나는 사진 찍는 거 다 포기하고 친구와 다리에 앉아 쉬기로 했다.


그리고 그곳에 앉아서 쉰 것이 유일한 쉼이라는 걸 누가 알았으랴.

또다시 서울로 오는 무지막지한 교통정체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ㅠㅠ


이번 워크숍에는 나는 사진을 찍은 것도 아니고

안찍은 것도 아니고

쉰 것도 아니고

쉬지 않은 것도 아니고...

결국 뭣도, 뭣도, 아니게 끝나버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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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모잠비크에서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친구가 장릉에 함께 동행했는데

그때 우리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주었다.


결국 나는 사진찍으러 가서 사진에 찍히는 대상이 되었고

그때 홀가분한 마음으로 앉았던 

그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장릉에서 잠시, 아주 잠시, 마음놓고 파안대소 할 수 있었던 시간.

이 사진도 모잠비크에서 온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