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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

꽐라 꽐라~



"이상하게 매운게 땡기네."
"그럼 내가 다녀올까...?"
"춥고 길 미끄러울텐데..."
"조심해서 큰 길로 다녀올게."

한 잔 하고 싶은 남편 매운 닭발 먹고 싶다는 얘기에 귀 번쩍하더니
직접 시장에 닭발사러 가셨고 아마도 다른 손엔 막걸리 한병 사들고 들어올거다.

우리와 반대편에서 여행중인 딸도 베니스에 무사히 도착해서
짐 찾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문자했으니 마음놓고 한 잔 해야겠다.

예전에 김현 선생님은 술드시면 글도 술술 나온다고 하셨는데
진짜도 술먹으면 나도 술술 나오게 되려나...^^



이렇게 페북에 올리고 매운 닭발 뜯으며 트윗 들여다보는데 문재인님이 트윗에 글을 올렸다. 




"슬프고 고달펐던 일도 감사합니다. 즐겁고 좋았던 일도 감사합니다.

이 세상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소식지 '삶과 생명 나누기' 2013.1월호에 실린 수안스님의 권두시 일부입니다.

닮고 싶은 마음입니다.



울컥했다. 갑자기 나도 시인을 따라 꽐라 트윗이 마구 하고 싶어졌다.

"모든 것에 감사, 길가의 장미꽃 가시도 감사, 기쁨과 슬픔도 감사, 아픔도 기쁨도 감사, 절망 중 위로 감사..."


그런데 갑자기 감사가 하기 싫어졌다. 

그냥... 그냥...  그냥 그랬다. 



그래도 그에게 "감사합니다" 라고 리플라이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