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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

그리운 나무 십자가


소록도의 작은 교회학교.



하나님 말씀 듣는
안테나가 모조리 붉다
첫째날 나눈 낮과 밤
지켰으면 좋겠는데

부엉이들 앉아
야광 눈들 모여
부흥 부흥
밤새 부흥회라도 열었으면 좋겠는데

못도 박을 수 없는
네온사인이니
예수님 피 흘려도 보이지않을
네온사인이니

빛으로 거기 항상 있지 않고
보고 싶은 마음에 보여
무거운 죄
메주 덩어리처럼 매달 수도 있게

새똥 덕지덕지
나무였으면
비바람에 썩는
나무였으면

--------- 함민복, 말랑말랑한 힘이란 시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