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로 보는 세상

푸른 하늘을 --- 김수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푸른 하늘을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거의 80년대 학교를 다닌 사람들에겐 이 노래가 기억이 날 것이다. 이젠 나이도 들고 세월도 어느 정도 흘러 감정이 무딜때로 무뎌진 나이가 되고 보니 참 세월 빠르단 생각이 든다. 마침 오늘이 그날이란다. 그래서 생각난 노래. 다시 들어보니 코 끝 찡했던 이 노래가 지금은 그렇게 찡하질 않는구나... 그래도 가슴 한켠이 뜨뜻해지는건 뭘까...

우리 딸이 어렸을 때 피아노를 치면서 양희은의 아침 이슬을 참으로 경쾌하게 불러줬었다. 우린 절대로 그렇게 경쾌하게 부를 수 없는 노래를 참으로 발랄하게 부르던 생각이 난다. 아, 그렇지... 저 노래가 저렇게 발랄하고 경쾌하게 부를 수 있구나... 이념이 따라붙지 않으니 가벼울 수 있구나..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 노래도 그렇게 들을 수 있을까..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 우린 이미 지나버린 세대이다. 젊고 어린 세대들이 그렇게 불러주길 바란다. 이름도 없이 스러진 영혼들에게 밝고 경쾌하게 깃털처럼 가볍게 불러줬으면 좋겠다. 가볍게... 가볍게...

그런데... 아직도... 이 노래는 비장하게 들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