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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영찬이는 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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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부의 미남 영찬이. 영찬이는 휠체어를 타는 친구다. 몸이 자유롭지 않아 모든 이동을 휠체어로 한다. 영찬이의 손발이 되어주는 사람은 물론 영찬이 엄마. 그리고 남동생과 아빠가 영찬이의 즐거운 발이 되어주고 있다.

영찬이는 말이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고 말을 못알아 듣는 건 아니다. 말을 다 알아듣고 글도 읽는다. 다만 말하는 부분이 자유롭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영찬이랑 대화를 하려면 일단 영찬이의 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말하면 된다. 그런데 자유롭지 못한 입으로 영찬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얼까... 그건 '고마워요~'다. 영찬이랑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큰 입을 조그맣게 모아서 '고~마~워~요~' 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아니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말은 듣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물거리는 영찬이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한번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귀를 통해 들어오는 말보다 그의 입을 통해서 들리는 말이 얼마나 더 감동적인지...

지난 4월, 야외 공놀이하던 날. 나는 영찬이랑 같이 공놀이도 하고 터널지나기 놀이도 했다. 그런데 그날... 내가 공놀이하는데 너무 치중한 나머지 영찬이를 넘어뜨렸다. 어찌나 놀랬는지... 물론 휠체어가 먼저 넘어져서 충격은 심하지 않았지만 내가 너무 놀랬다. 넘어지면서 영찬이를 잡았어야 했는데... 영찬이만 넘어뜨리고 나는 내 몸 주체하느라 영찬이를 잡지 못했던 것. 으~... 당시 나는 발목이 시원찮을 때였기에 영찬이랑 공놀이를 하면 안되는거 였는데... 내가 아이들하고 놀기 시작하면 너무 들떠서 그만... 나의 본분을 잊고 영찬이를 넘어뜨리고 말았던 것이다.ㅜ.ㅜ

그런데 영찬이는 놀란 나를 보고 슬퍼하지 말라며 자기는 괜찮다며 오히려 나를 위로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고마워~'를 오물거린다. 영찬이는 내가 너무 놀래서 당황하니까 오히려 자기가 미안해진 것이다. 그리곤 계속해서 고맙단다... 자기를 넘어뜨린 나에 대한 원망의 말이 아니라 그 입에서 나온 말이 "괜~찮~아~요~ 고~마~워~요~" 이렇게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힘들게 말하는 것이다...

영찬이는 감사가 제사보다 낫다는 말씀을 이해했을까... 아니 이해했든 이해하지 못했든 영찬이는 감사의 천사이며 고마워~ 그 자체이다. 아마도 영찬이는 오늘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고맙다고 온 몸으로 또박또박 말하고 있을 것이다.

비록 두 발과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오늘은 영찬이에게 춤추는 두 발의 자유를 선물해주고 싶다. 하늘이 맑고 푸른 날이다. 영찬아~ 네 맘껏 푸르게 춤추렴... 오늘은 네가 댄싱 킹~ 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