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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현우가 버스타고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현우가 버스타고 교회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3주가 되었습니다. 처음 버스를 타고 교회에 갈 때는 약간 걱정도 됐습니다. 과연 잘 익힐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지난 주에는 현우가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나오는 길을 이제는 다 익혔고 버스타고 내릴 곳도 어느 정도 익힌 것 같았어요. 교회 한 정거장 전에 동물병원이 있는데 그 동물병원을 보더니 나를 한번 쳐다보더라구요. 아마도 내릴 곳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맞아, 이제 내릴 준비를 해야 하는거지. 그 다음엔 어떻게 하는거지?" 물었더니 벨을 누르고 내릴 준비를 하더군요. 그러니까 이제 내릴 곳의 지형을 어느 정도 외워둔 것 같아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잘하는 짓일까... 나름 걱정이 되었답니다. 물론 현우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익힐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집 앞에서 버스타고 교회 앞에서 내리는 것은 몇번만 더 반복하면 익힐 것 같습니다. 교회 예배 후에 교회 앞에서 버스 타고 집 앞에서 내리는 것만 익히면 이젠 현우는 혼자서도 버스타고 교회에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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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버스타고 교회에 올 때는 현우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겉으로는 아니지만 속으로 조금 걱정을 했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안전이 우선인 상황에서 위험하지나 않을까... 버스타서도 교통카드를 대는 순간 다시 한번 교통카드를 잘 대달라고 할 때 당황하지나 않을까... 지금은 내가 따라다니지만 혼자서 다닐 때 다른 사람들이 아이에게 무안주지나 않을까... 운전사가 불친절하지나 않을까.. 버스타고 내릴 때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까... 참으로 여러 생각들이 오가더군요.

아직까지는 우리 현우가 별 일없이 안전하게 교회에 버스타고 오고 있답니다.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는 제가 같이 다니겠지만 혼자서도 씩씩하게 자립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답니다. 현우도 혼자서 버스타고 다니게 된 걸 내심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얼굴에 뿌듯함과 자신감이 보이더라구요. 워낙 표정의 변화가 없는 녀석인지라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번 눈을 씽끗~ 거리며 웃어주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가장 우선인 안전하게 교회에 오갈 수 있게 되기를 기도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현우가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대학도 가고, 취직해서 경제적인 활동도 하고, 장가도 가고, 예쁜 아이도 낳아서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도 보고 싶은게 현우 엄마의 꿈이면서 동시에 저의 꿈이기도 하답니다.^^ 꿈이 참 소박하지요... 이 소박한 꿈이 우리 아이들에겐 이룰 수 없는 꿈이기도 하답니다... 그러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나와 같은 때묻은 어른의 생각이구요, 현우는 아직 꿈꾸는 나무이기에 현우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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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끝나고 교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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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의젓하게 앉아있는 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