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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나의 두번째 애마





드디어 나에게 두번째 애마가 생겼다.
털보가 번역을 하나 계약하더니 제일 먼저 나에게 자전거를 사줬다.

나의 첫번째 97년식 엑센트.
그 놈도 내가 무척 사랑했다.
그때 나에게 내 공간이 없었으므로 내 액센트 안에서 나는 무척 행복했다.
차가 갖는 밀폐되고, 오로지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였다.
차 창을 열고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달리는 그 기분...
첫번째 애마가 나에게 준 것은 나만의 공간이었다.

그리고 두번째 애마인 자전거.

첫 날
집에서부터 한강까지.

두번째 날,
집에서부터 뚝섬까지,

셋째 날,
집에서부터 잠실대교까지

그렇게 3일 내내 한강을 달렸다.

첫날, 나는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 걸 느꼈다.
고등학교 때 운동장에서 일사병으로 쓰러질 때 느꼈던 그 느낌이었다.
그러니 거의 30년만에 일사병같은 화려한 쓰러짐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쓰러지지는 않았다.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걸 온몸으로 느끼며 즐기고 있었을 뿐...

둘째 날, 나는 내리막 길에서 자전거랑 온 힘을 다해 부딪혔다.
눈물이 날 정도로 무지무지하게 아팠다.
지금도 자전거랑 부딪힌 흔적이 다리 여기저기에 남아있으니
마치 격투기 선수같다...
저 시퍼런 멍 자국들...

나의 두번째 애마인 자전거.
당분간 나랑 잘 지낼 것 같은 예감이... 나를 들뜨게 한다.
아무래도 이 놈에게 이름을 지어줄까부다...
뭐라고 할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