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 결혼식 때 우린 사진을 하나 찍었는데 마침 그 사진 안에 4대가 같이 찍게 되었다. 우리 엄마 김종순여사, 그리고 나, 나는 물론 엄마의 장녀는 아니지만 김종순여사의 딸인 나, 이 날 결혼식의 주인공 내 조카이며 김종순여사의 손녀딸 연희, 그리고 손녀딸 연희의 쌍둥이 동생 진희의 딸 지민이, 그러니까 우리 김종순여사의 증손녀까지.. 이렇게 4대가 모여서 우연히 한 장의 사진이 찍혔다.
요즘은 이런 사진이 참 귀하다. 우리처럼 대가족이나 되니까 이런 사진이 찍히지 않나 싶다. 아마도 이런 사진은 이제는 거의 나오지 않을 듯.
사진 속의 우리 엄마는 나에게만 엄마다. 모든 사람에겐 할머니라고 불리는 게 더 정확할 정도로 진짜 할머니가 되셨다. 너무 가벼워서 한 줌 밖에 없으신데도 기억력은 어찌나 총총하신지... 날 볼 때마다 우리 셋째딸도 이젠 나이가 드는구나... 하신다. 아마도 엄마 눈에는 당신 딸이 아직도 예쁜줄 아시는 것 같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가 참 좋다. 그래도 아직도 날 예쁘게 봐주시니 그 얼마나 좋은지...
이 날 결혼식의 주인공 연희는 결혼하지 않을 것처럼, 독야청청 살 것 같이, 톡톡거리면서 살다가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할머니인 우리 엄마가 젤로 좋아 하셨다. 아마도 우리 엄마는 일환이만 결혼시키면 세상에 와서 할 일을 모두 마치셨다고 가장 기뻐하실 것이다. 물론 나도 독야청청 살 것 같아 늘 조심스러웠던 내 조카가 결혼하니 얼마나 좋은지... 연희가 나의 첫 조카였으니 아무래도 기분이 남다른 것 같다. 첫 조카 연희를 제치고 결혼한 진희, 재범이가 다 예쁘게 살고 있는 것도 감사할 일이다.
이제 진짜 어른이 된 내 조카 연희가 둘이 행복하게 가꿔가는 세상을 나도 축복해주고 싶다. 부디 둘이 서로 아끼고 항상 감사하며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한다. 둘이 행복해야 그 행복을 남에게도 나눠줄 수 있단다... 행복하게 살면서 그 행복 나누면서 살아가기를...
우연히 4대가 모여서 찍은 이 사진을 보니 엄마의 아들과 그 아들의 아들과 아들이 함께 모여서 다음엔 찍으라고 해야겠다. 그럴려면 재범이가 아들을 낳아야 하는구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