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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타코

타코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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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욜(1월 13일)은 울 딸 생일이었다. 17번째 생일이 되시겠다^^. 17살이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덩치가 작아서 늘 어린 아이 취급당하기 일쑤여서 울 딸이 엄마가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엄마는 내가 앤 줄 알어...'하면서 입을 삐죽 내민다. 그러면 엄마 눈에는 너는 항상 애란다...라며 일장 연설을 한다...ㅎㅎ

그런데 벌써 17번째 생일을 맞았다. 매번 생일마다 고모들이 외롭지 않게 해줬었는데 이번엔 막내 고모가 아이를 낳는 바람에 온통 그곳에 신경쓰느라 울 딸의 생일은 아주 조용히 지나갔다.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기념으로 집에서 사진 한장씩 찍고 교보문고에 가서 사고 싶은 책 사고 동대문에 가서 옷 몇가지 샀다. 이 옷 저 옷 입혀보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딸은 딸인가보다. 자기 옷을 사고, 신발도 사고, 거기에 가방까지 샀으니 참 많이도 샀다. 그러더니 엄마한테 미안했는지 엄마 생일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미리 가방 선물 해줄까... 그러고 물어본다. 내가 딸 가방살 때 가방을 만지작거리면서 구경했던 걸 기억하고는 엄마 가방도 사가지고 가자고 한다. ㅋㅋ 역시 이럴 때 딸 키우는 기분이 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가방은 사오지 않았다.^^

들어오는 길에 외식하려던 걸 생략하고 집에 와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사진도 한장 남겼다. 케익은 몽쉘통통으로~~ 기분내고, 그래도 촛불도 켜고 노래도 불러줬다. 울 딸의 조촐한 생일이었지만 딸과 나의 외출은 많이 풍성했으며 즐거웠다. 17번째 생일을 맞아 우리 딸이랑 둘 만의 시간을 가진 것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아빠는 우리가 외출한 동안 원고랑 끙끙~~.

이 엄마, 딸 생일을 맞아 그냥 안넘어가지...
'너 낳느라고 엄마 고생많이 했다~~'며 아침에 외출을 준비하는 딸에게 한마디 하자  
우리 딸 왈, '예~ 예~' 한다. ㅎㅎ

가끔 딸에게 너의 부모가 얼마나 좋은 부모인지를 강조할 때가 있다.^^  그때가 언제냐면 공부해야 할 시기에 만화책만 드립다 팔 때 우리는 속이 시꺼멓게 탔지만 어쩔 수 없었다. 딸의 선택을 전폭적으로 밀어줄 수 밖에 없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 딸도 우리가 좋은 부모인걸 인정해준다. 아마도 자기가 다른 집에 태어났으면 공부만 했을거라면서...자기는 아마도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는 말도 하면서... 헤헤 거리면서 웃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저런 딸이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 세상에 힘들게 하는 자식도 많은데 우리 딸의 경우는 몸이 약한거 빼고는 그다지 우리를 힘들게 하지 않았으니까... 나의 자식으로, 아빠의 자식으로, 우리의 자식으로 태어나준 딸이 너무 고맙다. 우리도 너의 부모가 된 것이 자랑스럽단다... 사랑한다... 타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