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털보♥타코

그냥 재미로...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속초 설악해수욕장에서 작은 조개를 찍고 있는 털보.


아직도 결혼 18년째 같이 살고 있는 남자다. 갑자기 나의 남자와 나는 다른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기억나는대로...ㅎㅎ

나는 소설을 좋아하고 나의 남자는 시를 좋아한다.
나는 피아노 선율을 좋아하고 나의 남자는 현악기, 특히 기타를 좋아한다.
나는 밥을 좋아하고 나의 남자는 국수를 좋아한다.
나는 드라마를 좋아하고 나의 남자는 개그프로를 좋아한다.
나는 교회에 나가고 나의 남자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
나는 예쁜 남자를 좋아하고 나의 남자는 멋진 여자를 좋아한다.
나는 사진찍는 것, 찍히는 것 다 좋아하지 않는데 나의 남자는 사진찍는 것, 찍히는 것 다 좋아한다.
나는 어딘가로 떠날때 준비가 많은데 나의 남자는 휙 떠나는 걸 좋아한다.
나는 아침잠이 많고 나의 남자는 아침잠이 없다.
나는 친구랑 수다떨기를 좋아하고 나의 남자는 핸폰 문자를 더 좋아한다.
나는 청소하는 거 무지 좋아하는데 나의 남자는 청소할 시간에 책 읽으라고 한다.

...............

18년 정도 살고 보니 그 경계가 흐릿하여 이젠 .... 나의 경우에는

소설보다 시가 좋고, 인문서적이 좋아졌다.
피아노 음도 좋지만 기타의 비트도 좋아졌고 특히 드럼이 곁들인 연주가 좋아졌다.
어렸을 때 국수 끓이면 엄마는 나 때문에 밥을 따로 해주셨는데 이젠 국수 무지 잘 먹는다.
이젠 드라마보다 개그프로가 훨씬 좋아졌다.
가끔 교회 빠지고 나의 남자랑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예쁜 남자도 좋지만 멋진 여자에게 나도 눈길이 간다.ㅎㅎ
사진 찍는 것 무지 좋아졌다. 아직 찍히는 건 좀 그렇지만... 이건 순전 나의 나이듦 때문이다.
어딘가로 떠날 때 이젠 아무 준비없이 휙 떠나도 마음이 편~하다.
이젠 내가 나의 남자보다 일찍 일어난다. 딸 학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수다떨기를 좋아하지만 문자도 좋아한다.
이젠 지저분해도 아~무렇지도 않다.ㅎㅎ

이건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경계가 흐려져 이제 잘 기억이 안나는 것보면 참 오래 같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한게 언제부터인지 잘 기억나질 않는 걸 보면 부부가 오래 살면 서로 닮아간다는데 그게 이런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