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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보는 세상/오늘 하루는

노순택의 사진전 망각기계에 다녀와서 여기, 한 남자가 누워 있다.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팔을 베개삼아 잠깐의 잠을 청한 듯 모로 누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남자는 체크무늬의 잠바를 입었고 바지의 주름은 삶의 주름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깊고 굵다. 그리고 발목까지 단정하게 올라간 양말과 발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작은 신발까지 한 눈에 훑을 정도다. 다시 남자가 누워있는 곳을 천천히 들여다보니 토끼풀이 무성한 들판이다. 그리고 토끼풀이 꽃을 피운 걸로 보아하니, 그리고 남자의 옷차림으로 보아하니, 날씨는 한 여름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 낮의 날씨는 더울 수 있으나 들판에 누워 잠을 청하기에는 그리 따뜻한 잠은 아니었을 것이다. 혹시 낮술 한잔한 취기를 빌리면 이곳에서 쪽잠을 청할 수.. 더보기
졸업작품-交感 테마를 정하고, 테마에 맞는 사진 열장을 순서대로 놓고,이야기가 있는, 에세이 또는 포토스토리를 만드는게 졸업 작품이었다. 나는 두물머리와 어린이 대공원에서 동물과 인간 또는 동물과 동물끼리의 교감을 주제로 정했다.두물머리 사진도 열장 구성하였는데마지막에는 동물과의 교감으로 정하고 사진을 선정했다.졸업작품과 전주웍샵을 동시에 진행하느라 나중엔 뒷심이 좀 딸려서 대충한 느낌이다. 이제부터 나의 사진도 가능하다면 주제를 정해서 열장씩 꾸며볼 생각이다.한 장 한 장도 소중하지만 열장씩 꾸미다 보면 사진을 찍는 힘도 생기고,사진을 읽는 내공 또한 깊어질 것이다. 더보기
드뎌 졸업~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기념 사진 박기^^ 수업 중에 사진을 한번도 찍지 않았는데 마지막 시간에 선생님 사진을 남겼다. 마지막 시간이었던 지난 주 토요일에는 보도사진의 윤리와 생활사진가의 윤리에 대한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졸업하면서 한 마디씩 소감을 발표한 시간. 선생님께 감사한 의미로 선물도 드렸다. 졸업날 생일을 맞은 허은경 친구와 선생님이 케익에 불을 끄고 있다. 마지막 날 뒷풀이 때 축하의 인사말을 하고 있는 곽윤섭 샘. 분당문화센터에서 같이 공부한 예쁜 두 친구. 매주 토요일 이 젊은 친구들과 수업을 같이 들었다. 이 친구들이 있어서 토요일 수업이 더욱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우리 셋이 사진을 남긴게 없었는데 졸업날, 선생님과 우리 셋이 같이 점심먹고 커피숍에 앉았을 때 샘이 찍어.. 더보기
염소부부의 스킨쉽 더보기
[제9기 전주 한겨레포토워크숍 심사평]-퍼옴 [제9기 전주 한겨레포토워크숍 심사평] 시각적인 근사한 이미지 만으로는 부족 관찰과 감수성이 포착한 불가사의한 힘 최우수상 장진숙 ‘여자들의 시간’ 우수상 조기옥 ‘머뭇거림의 경계에서 내려서다’ 서정훈 전북생활사진가협회 부회장 이 세상에 잘찍는 사진가는 많은데 뛰어난 사진가는 많지 않다. 왜일까? 가령 6주 정도 사진을 배우면, 거의 모두가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은 쉽다. 그런데 멋진 사진에서 위대한 사진으로 넘어가려면, 훌륭한 시, 훌륭한 그림, 훌륭한 음악이 나오는 것과 똑같이 남다른 노력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단지 시각적인 것, 근사한 이미지 만으로는 부족하단 얘기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유독 사진에서만 사람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쟁점이 될 만한 이슈 혹은 흥미.. 더보기
머뭇거림의 경계에서 내려서다 - 치유의 사진찍기 괭이를 잘 꼽기 위해 긴 나무 막대기를 다지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으면 강퍅해지는 법인데 너는 네 몸을 얼려 신선한 밥상을 만드는구나. 피라미드 모양으로 배추를 쌓아놓고 먼 곳으로 시선을 두고 있는 아주머니. "아, 부끄러워, 이제 그만 찍어~" 새벽을 준비하는 전주시장에 아침 빛이 내려앉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마수걸이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진지한 할머님의 표정 때문에 말을 붙이지는 못했지만 쑥을 만지는 손길은 부드러웠다. 종이 커피를 팔고 계신 할머니. 지금도 할머님의 활달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생물을 다루는 아주머님의 손길은 그 누구보다 분주했다. 단 한 번도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연기 때문에 할머니의 얼굴이 몹시도 맵다. 머뭇거림의 경계에서 내려서다 -.. 더보기
그들이 머문 자리 만삭의 부인을 아름다운 봄날, 벚꽃과 함께 기억에 담아둡니다.이 세상 누구보다 가장 멋지고 아름답게 담고 싶은 심정입니다.그리고 부부가 그 자리를 떠났지만 그 공간이 비어보이는 것이 아니라 제 눈에는 사랑으로 그득 차 보입니다. 더보기
타이어의 변신은 무죄 질주 본능이 거세된 타이어는 이제, 흙을 품어 생명을 키운다. -- 전주에서 3월 31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