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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요즘 나는... 요즘 나는... 이렇게 지내고 있다. 사진을 찍던 털보를 늘 따라다니기만 하다가 이렇게 직접 찍고 있다. 그러다 문득 털보가 찍은 내 모습이 아니라 내가 담은 내 모습이 보고 싶었다. 큰 사진은 나를 길게 늘어뜨려놓고 찍은 것이며 또 하나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다. 그러니까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짓은 사진을 찍고, 기록하고, 그리고 사물들이 말을 걸도록 나를 내버려두고 있다. 사진을 찍지 않을 때는 사물이 그냥 휙휙 지나갔었다. 그러나 요즘은 뷰 파인더를 통해서 사물들이 나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있는 것 같다. 빛과 어둠이 만들어내는 그림이 새롭고, 사각 프레임 속에서 풍경을 빼고 더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이 짓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아니 재미를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좀더 열심히 해보고 싶.. 더보기
피곤을 씻어내야지... 며칠 충무로에 나가서 일하고 왔다. 나는 충무로를 참 좋아한다. 충무로는 예전부터 낭만이 있던 곳이었다. 처음 잡지사를 접한 곳도 충무로였고 영화가 있는 곳도 충무로였다. 가끔 그곳에서 영화인들을 만나는 재미도 그런대로 좋았고.. 거기에 활자가 있는 곳이어서 좋았다. 다닥다닥 붙은 인쇄소 골목도 좋았고 그 골목을 지나갈 때 군침삼키게 하는 김치찌게 냄새도 좋았으며 어제 선애랑 같이 먹은 수제비도 있어 나는 충무로를 좋아한다. 그날 그날 먹고 싶은 것들을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곳이랄까... 하지만 어제 일하고 온 곳은 슬프게 하는 곳이다. 돈만 있고 문화가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일을 하고 오면 밤을 새고 일한 피로의 몇곱절은 더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 나는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아침도 늦게.. 더보기
유명산에서 보낸 하루 올 가을, 그리고 올해 시월에, 나는 세 번이나 산행을 했다. 10월 초에 대관령 선자령, 10월 중순에 설악산 대청봉, 그리고 10월 말에 가평의 유명산을 다녀왔다. 앞의 두 번의 산행은 털보랑 둘이 다녀왔는데 이번 산행에는 진표네 식구들과 함께 했다. "산에 갈래?"하고 물으면 흔쾌히, 그리고 언제든 같이 나서주는 진표네 식구들이 있어 산행을 늘 즐겁게 다녀오곤 했다. 물론 이번 산행도 마찬가지였다. 집에서 가깝다는 핑계로 유명산을 밑에서만 맴돌고 돌아오곤 했었는데 이번엔 정상까지 올랐는데 가을 산행으로,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딱 알맞은 산이었다. 설악산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다리도 아프지 않았다. 웬지 마구 자랑하고 싶은 느낌이다.ㅎㅎ... 산행후 연숙씨랑 승재씨도 불러내서 털보네 식.. 더보기
빗 속에서 즐긴 가을 나들이 지난 10월 23일 아이들과 함께 몽골문화촌에 다녀왔다. 빗 속에 출발한 이번 나들이였지만 나름 즐거웠다. 무엇보다 나는 털보의 카메라를 들고 가서 사진을 찍는 호사를 누렸으며, 우리 현우에게 mp3를 들려주었다. 털보의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폼은 지대로였다.^^ 가끔 털보 카메라 빌려서 나가야지... 현우에게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처음엔 이상한지 어색해 했다. 그러나 잠시 혼자 만져보고 살펴보더니 귀 속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었다. 녀석의 표정이 순간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바뀌더니 현우의 장기인 춤도 췄다^^... 그런 녀석이 너무 이뻐서 카메라에 잘 담고 싶었는데 실력이 없어서 제대로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 아쉬운 것은 음악을 조금 듣더니 귀에 꼽고 듣는 것이 이상한지 나에게 돌려주고는 춤춰보.. 더보기
설악 대청봉에 오르다 올 가을 나는 설악산을 올랐다. 그리고 대청봉까지. 앞의 사진은 대청봉에 오르자마자 여명이 트기도 전에 바람을 온 몸에 맞으며 한 컷 찍었으며 옆 사진은 아침 일출을 보고 나서 훤하니 대청봉이 밝아진 후 찍은 사진이다. 이 두 사진 다 바람이 엄청 불어 모자를 잡고 바람에 날리지 않게 하려고 애쓴 모습이다. 사진 속에는 바람이 찍히진 않았지만 설악산에서 온 몸으로 맞은 바람은 시원했다. 10월이라 차가운 바람이었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걸 모두 날리게 한 바람이라 나는 오히려 시원했다. 그래... 나도 대청봉에 올랐는데 이제 무엇이 겁나랴... 오늘, 그러니까 2006년 10월 17일에 오른 설악산 대청봉을 항상 기억하리라. 더보기
10월16일 17일 설악에 다녀오다 올 가을 털보랑 설악산에 다녀왔다. 설악산은 그냥 산이 아니었다. 대학 때... 그리고 몇년전 설악산 밑에서 놀다가 온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설악산을 걸어서 등반해 본 것은 처음이다. 걸어서 대청봉까지 오른다는 것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책을 볼 때 속독하는 것과 같으며 두 발로 걸어서 몇 시간이고 등반한다는 것은 책을 완독하는 것이며 정독하는 것과 같다. 아무래도 나는 속독 체질은 아닌 것 같다. 몇년전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을 때는 산에 올랐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냥 차를 타고 휙 지나친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제대로 완독했으며 정독하고 돌아왔다. 산을 오르는 중간중간 후회가 밀려왔지만 올라온 길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여서 그냥 앞으.. 더보기
현우가 밝게 웃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책을 하나 만들었다. 사랑이 샘솟는 자리. 이 책을 만들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는데 참 신나게 만들었다. 비록 페이지는 얇은 책이었지만 많은 공을 들여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얼굴이 나온 것을 보면서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그리고 부모님들이 너무 감사해 하셨다. 당신들의 아이들이 책에 이름과 얼굴과 그리고 아이들의 작품이 나온 책을 받아보고서는 감격하셨다. 그리고 고마워 하셨다. 내가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의 재주로 봉사할 수 있었으니까... 감사할 일이다. 올해 내가 맡은 아이, 이현우.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이다. 작년, 재작년 많이 울고, 성격도 여린 녀석이라 신경을 쓰고 있다가 현우 담당하는 선생님이 올해 봉사를 못하게 되.. 더보기
10월 3일 선자령, 그리고 대관령 옛길을 다녀와서 선자^^는 언제 그곳에 자신만의 령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ㅎㅎ 선자령은 내 조카 말에 의하면 겨울 산행으로 딱 알맞은 곳이라고 한다. 맞는 말 같다. 산의 오름이 가파르지 않아서 초보 등산객에게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길이다. 아무래도 올겨울 산행으로 점찍어 둬야겠다.내가 이번 산행을 이상한 여행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나의 산행에 대해 털보에게 말해줬다. 왜 이상한 여행이었냐고? 왜냐면 이번 여행은 출발부터 수많은 선택이 기다렸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산 하나를 오르는데도 수많은 선택이 놓여있는데 하물며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에도 얼마나 많은 선택들이 있는 것일까... 다음에 대관령을 갈 때는 옛길만나가든 펜션에서 묵어야겠다. 배고픈 등산객에게 기꺼이 수저를 내놓으신 분들을 다시 만나고 싶..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