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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강이 더 좋아(관련 내용 링크 추가) 휴. 다행이다. 대운하를 접기로 했다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마트면 박남준 시인이 만든 이 노래를 매일 들어야 할 뻔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철회해준게 고맙다. 강과 함께 긴 여정을 함께 했던 국토순례단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강이 더 좋아 - 시 박남준 삽질을 하려거든 강 말구 밭에서 하시구요 뱃놀이 하려거든 강 말구 바다에서 하시지요 새들이 오지 않는 운하는 싫어 물고기들 살지 않는 운하는 싫어 친구들과 물장구치는 강이 더 좋아 푸른 강물 금모래 밭 강이 더 좋아 삽질을 하려거든 강 말구 밭에서 하시구요 뱃놀이 하려거든 강 말구 바다에서 하시지요 삼면이 바다인 나라 운하가 웬 말 산을 뚫고 하늘을 나는 운하가 웬 말 거짓말이야 뻥 치지마 거짓말이야 안돼 안돼 운하는 안돼 정말로 안돼 ---.. 더보기
예수 전도보다 더 어려운 조중동 끊기^^ 울 딸이 일본으로 떠나면서 경제적 형편상 2층을 세놓았다. 집이 낡아 젊은 부부들은 집을 보러왔다가 매번 그냥 가기를 여러번, 목장 모임을 하고 온 날 저녁에 할머니와 아들이 와서 집을 보고 갔는데 집을 맘에 든다고 했단다. 혹시 전세가 안나갈까봐 조마조마 하고 있던 차에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그리고는 다음 날이 되었는데도 할머니는 다시 오시질 않길래 할머니가 맘이 변한 줄 알고 낙담했었다. 하루 종일 기다린 끝에 할머님이 다시 집을 보러 오셨길래 친절하게 설명을 드렸다. 할머니는 꽃을 좋아하시는데 2층 베란다가 넓고 남향이라서 아주 맘에 든다고 하셨다.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겨울엔 추운데 어쩌나 싶어서 "할머니, 집이 오래 되서 겨울엔 많이 추워요. 가스비도 많이 나오구요." 안해.. 더보기
범생이 울 엄마 엄마가 아프니 아무래도 엄마에게 더 자주 들르게 된다. 어제는 보건소 치매예방센터에 다녀왔다. 지난번에 1차 검사를 하고 다시 한번더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번 정밀 검사에서는 글씨를 써보거나 그림을 따라 그리는게 있었던 모양이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엄마에게 오늘 검사는 어땠냐고 물어봤다. 나 : 엄마 오늘 검사는 어땠어? 엄마 : 오늘은 연필을 주면서 뭘 써보라고 하더라. 나 : 그랬어? 그럼 시험보고 온거네? 엄마 : (쑥스러운 듯 웃는다) 나 : 일제시대때 공부했으면 울 엄마 1등했을텐데.. 그때 공부 못한거 오늘 공부했으니 기분은 좋지? 엄마 : 내가 공부를 했으면 아주 잘했을텐데... 나 : 그럼, 당연하지. 울 엄마 1등 했을거야..^^ 며칠 전 같이 살던 오빠가 출장을 가면서 나.. 더보기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려 죽음을 택한 날로부터 오늘까지 무엇 하나 허둥대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당신의 죽음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믿기는 어렵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시청의 한 복판에서 당신을 보내고 왔습니다. 분명 보내고 왔는데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5월 23일 토요일 새벽에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자살이라는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자살이라니요... 어떻게 당신이 자살이라는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요. 앞이 캄캄 했습니다. 순간 멍한 기분이었습니다. 며칠전 나의 친정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목놓아 울고나자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구순이 가까와오는 노인이 아프다는 사실이 무어 그리 슬프겠습니까? 하지만 엄마가 기억을 잘 못하면서 깜빡깜빡 정신을 놓는다는 사실이 .. 더보기
20090523 더보기
시누이 올케 사이가 될뻔 했던 친구 대학 시절 내내 절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한 때 그 친구는 자기 오빠를 나에게 소개시켜 주었고 그 오빠와 잘됐으면 나의 친구와 나는 시누이 올케 사이가 될뻔 했다. 자연히 양쪽 부모님 그리고 언니들도 누구 누구라고 하면 꼭 안부를 챙기곤 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그 오빠와 내가 결혼하면 내 친구 하나를 잃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판단은 옳았다. 나는 친구를 선택했고 27년 가까이 내 친구는 여전히 나의 친구로 머물고 있다. 친구야, 오랜만에 네가 멀리서 나를 찾으니 즐겁지 않을 수 없더라. 이제 자주 얼굴보면서 지내자꾸나~^^ 더보기
엄마를 닮은 집 영화 워낭소리를 봤다. 워낭소리의 주인공은 40년 넘게 일한 소와, 또한 그 소와 한평생을 살아온 할아버지다. 그런데 나는 할아버지의 삶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우리 엄마와 너무 닮았다. 우리 엄마는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만 하신 분이다. 7남매를 남편없이 홀몸으로 키워내야 했던 삶은, 네 발로 엉금엉금 기며 밭고랑을 이는 할아버지의 삶과 닮은 꼴이다. 머리가 아파도, 발가락 마디가 잘려 나가도 드러누워 쉬지도 않는 할아버지는 우리 엄마와 오버랩되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살던 집이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우리집이 가장 높았다. 그 이후로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우리집은 완전히 고립되었다. 마치 자식들 다 키워 내보내고 홀로 남은 엄마의 집은 엄마의 몸과 닮았다. 홀로 사는.. 더보기
털보부인, 자유다! 이번 달에는 이상하게도 월말의 일들을 일찍 끝냈다. 일찍 끝냈을 뿐만 아니라 손쉽게 끝냈다. 정기적인 일이라 일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쉽게 끝내고도 힘이 남아돌았다. 더구나 월말에는 좀처럼 약속을 잡지 않는 내가 연극을 보여주겠다는 친구의 말에 슬쩍 연극을 보고 올까 생각도 했었다. 그만큼 일의 진척이 빨라서 하루 저녁 슬며시 연극을 보고 와도 시간 안배가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예측한 시간 안배가 틀릴 수 있을 것 같아 연극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그 날도 일을 했다. 더구나 일을 빨리 끝내기 위해 평소처럼 새벽까지 일을 하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일의 진척이 빨라서 쉽게 마무리를 하고는 지난 주에 있는 에니어그램 특강까지 들었다. 다른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