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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타코

마음이 훌쩍 커버린 딸

한 달 동안 집을 비우고 충무로로 출퇴근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우리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큰 변화는 나의 가장 사랑하는 딸 문지, 타코였다.
타코라는 이름은 울 딸 문지의 별명이다.
문지라는 이름에서 문어를 연상하는지 문어라 했고
문어를 일본어로 타코라 한다.

내 딸 타코가 어찌나 훌쩍 커버렸는지...

그렇게 잘 먹지 않던 밥도 혼자서 잘 챙겨먹고
교복도 혼자서 다려입고
공부도 잔소리 하기 전에 스스로 한다.

아마도 사춘기가 지나갔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의 잔소리에서 벗어나니 스스로의 힘이 생긴 모양이다.

그런 타코를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그냥 엄마한테 매양 어리광부려도 되는데... 싶기도 하건만...

울 딸이 나에게 으젓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틀 연속 배게를 들고 나에게로 건너온다.

아마도 한 달 동안 혼자서 밥먹고 잠자고 공부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허전함이 있었나...
베개를 들고 와서는 내가 꼭 껴안고 재워주면 그대로 폭~ 안겨서 잔다.

이젠 훌쩍 커버려서 내가 꼭 껴안으면 덥다고 나를 밀쳐냈었는데
어젯밤에는 컴컴한 2층을 통과해서 1층 마루를 지나 내 방으로 왔다.
워낙이 컴컴한 걸 싫어하는 딸인데...
웬만하면 그냥 제 방에서 잤을텐데...
그 컴컴한 곳을 지나서 내게로 와서 조용히 잠을 잔다...

나없는 동안 가장 불편한게 뭐였나고 했더니
엄마랑 수다를 못떨어서 저녁에 좀 심심했다고 하면서 심드렁하게 답하길래
내심 섭섭했었는데...
베개를 들고 나에게로 오는 딸이 가슴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