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깊은집 썸네일형 리스트형 마당깊은 집 "길남아, 길남아" 나는 눈을 떴다. 옆에 있던 거지 소년은 보이지 않았고, 내 앞에 검정 무명치마폭이 펼쳐져 있었다. 눈을 치켜뜨고 올려다보았다. 눈물 그렁한 슬픈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 어머니 눈과 마주치자, 나는 부끄러워져 머리를 다시 무릎 사이에 처박았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가자. 집에 가자고." 어머니는 그 말만 하곤 앞장을 섰다. 어머니는 손에 쥔 손수건으로 물코를 팽 풀더니 눈언저리를 닦았다. 나는 어머니를 뒤따라 역 광장으로 나섰다. 어슴새벽으로 건물 위 하늘이 희부옇게 터오고 있었다. 나는 팔려가는 처량한 망아지 꼴이었고, 선례누나를 따라 대구로 올 때의 마음이 그랬다. 아니, 나는 나쁜 일을 한 뒤 숨어다니다 경찰에 체포되어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어머니는 마당깊은 집에 도착할 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