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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현우가 밝게 웃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책을 하나 만들었다. 사랑이 샘솟는 자리.
이 책을 만들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는데 참 신나게 만들었다. 비록 페이지는 얇은 책이었지만 많은 공을 들여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얼굴이 나온 것을 보면서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그리고 부모님들이 너무 감사해 하셨다. 당신들의 아이들이 책에 이름과 얼굴과 그리고 아이들의 작품이 나온 책을 받아보고서는 감격하셨다. 그리고 고마워 하셨다. 내가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의 재주로 봉사할 수 있었으니까... 감사할 일이다.

올해 내가 맡은 아이, 이현우.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이다. 작년, 재작년 많이 울고, 성격도 여린 녀석이라 신경을 쓰고 있다가 현우 담당하는 선생님이 올해 봉사를 못하게 되셔서 내가 맡았다. 그리고 올 일년동안 현재까지는 잘 지내고 있다. 내가 맡고 있는 동안에는 한번도 울지 않았다. 기특하다. 게다가 기분이 좋으면 코를 가져다 내 얼굴에 부벼댄다. 왜 코로 부비는지는 잘 모르지만 나도 같이 부벼준다.

그런데 이 녀석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 생겼다. 밝게 웃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 가끔 슬픈 표정을 짓고 있거나 무표정하게 말끄미 바라보고 있을 때는 어떻게든 웃게 해주고 싶다.

그런데 지난 주에 다함께 일어나서 율동을 할 때였다. 좀처럼 웃지 않던 현우가 웃었다. 언제냐고?  유순희 선생님이 고속버스 춤을 아이들 앞에서 췄을 때 현우가 따라하면서 웃었다. 얼마나 기쁘던지... 아무래도 나도 고속버스 춤을 배워야겠다. 트로트를 틀어놓고 춰야 하나...ㅎㅎ 하여간 현우의 웃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뻤다. 이번에 야외로 나들이 나가서 유순희 샘께 배워야겠다. 그리고 현우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어줘야겠다. 내 앞에서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