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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아, 일도 해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하는데...


지난 10월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교사 설은주씨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한겨레 신문 2008년 12월 11일)



요즘 월말과 연말까지 겹쳐 내 일도 바쁘고 울 딸 일도 바쁘고, 이참저참 세상 돌아가는 것 신경 끄고 귀기울여 듣던 손석희님마저 버리고 살아가는데 그냥 그렇게 살아선 안되는 일들이 자꾸만 벌어지고 있다. 그래도 내가 눈감고 입닫고 귀막고 살아가면 이 시끄러운 세상 언젠간 지나가겠지, 이 꼴보기 싫은 세상 언젠간 조용해지겠지 싶었는데 이 작고 가녀린 처자의 눈물 앞에서 너 자꾸만 눈감고 살아갈래? 하면서 나를 흔들어제낀다.

이 사진은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교사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장면이다. 도대체 일제고사란 말도 너무 맘에 안든다. 일제고사가 도대체 언제적 언어란 말인가.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은 또 어떤 상처를 입을 것인지, 자신이나 부모에 의해서 선택한 일제고사 거부가 자신의 담임 선생님을 해임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걸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겁주고 있는거란다. 겁먹지 말아라. 비록 지금은 잠시 후회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너의 판단이 옳았다는 걸 알게 되리라. 너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싸워주고 있을테니 겁먹지 말자꾸나. 너의 선배 중에도 대학 때 활동했던 써클을 문제삼아 해임당했다가 기나긴 재판을 거쳐 다시 복직된 선배가 있단다. 그 선배가 바로 나의 조카란다. 그때 이름모를 많은 선배, 후배, 그리고 교수님들이 함께 싸워주셨단다. 너를 위해 싸워줄 많은 선후배와 선생님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그때 내 조카를 위해 서명해주신 많은 분들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나도 함께 응원하며 싸워주련다. 그러니 울지 말고 씩씩하게 견디며 더 강건해지길 바란다.


"제일 먼저 그들은 공산주의자를 잡으러 왔지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이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노동조합원을 잡으러 왔지만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유대인을 잡으러 왔지만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지만 나를 위해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마틴 니묄러 (독일 신학자이며 목사)

히틀러 시대 때 쓰여진 글인데도 이 글이 지금 이 시대에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