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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울 엄마는 언제부터 아팠을까...




지난주 엄마네 집에서 밥을 먹다가 몇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엄마의 모습이 이상했다.
사진 속의 엄마는 죄다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었던 것.

위의 사진도 작년에 가족여행을 갔을 때의 사진이다.
그때 처음으로 엄마의 사진이 이상하다는 걸 발견했다. 
그때는 입술이 말라서 그런줄 알았었다.
모두 혓바닥이 나와 있고, 눈빛과 표정이 무서워졌다.

이상해서 예전 사진을 훑어보니 몇년전부터 사진 속 엄마의 모습이 모두 그렇다.
우린 그때부터 엄마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야 했던게 아니었을까.
그때부터 엄마는 조금씩 아프고, 정신을 놓았던 건 아니었을까.
딸인 나보다 살림을 더 깔끔하게 살았던 엄마가 
살림이 지저분해지자 그것을 감추기 위해 자꾸만 뭔가를 숨길 때부터 우린 알아차려야 하지 않았을까...
우리를 만나는 동안에는 정신줄을 꽉 붙들고 있어야 했고,
엄마 혼자만의 시간일 때는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엄마...
얼마나 아팠을까...
그리고 얼마나 외로웠을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보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엄마도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시간이 얼마 허락되지 않은 것 같다.
다행이고 감사한 것은 나에게 허락된 엄마의 시간이다.
이제는 엄마에게 좀더 많은 시간을 내줄 차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