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장터는 시끌벅적해야 제 맛이거늘 한 낮의 용문재래시장은 오수를 즐기는 듯 했다.
추석 지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장터가 조용한 것도 이상하지 않은 듯.
뜨거운 태양빛를 가려주는 파라솔의 그림자도 오수를 즐기는 듯 길게 늘어서 있다.
어릴 적 엄마의 키질 소리를 생각나게 하는 키.키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서있다.
마른 곡물들이 들어있는 파란색 곡물주머니.
뜨거운 빛들이 키에도 내려앉았다. 시장을 돌아서서 나오면서 아쉬워서 한 컷을 더 남겼다.
시장 한 켠, 빛들이 들어오는 자리에 대나무 자락을 깔고 호박이 반듯반듯 누워 썬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