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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꿀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김선우 더보기
U2 -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I have climbed the highest mountains I have run through the fields Only to be with you Only to be with you I have run I have crawled I have scaled these city walls Only to be with you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I have kissed honey lips Felt the healing in her fingertips It burned like fire This burning desire I have spoke with th.. 더보기
Bee gees - first of may When I was small and Christmas trees were tall we used to love while others used to play Don't ask me why but time has passed us by some one else moved in from far away Now we are tall and Christmas trees are small and you don't ask the time of day But you and I, our love will never die but guess we'll cry come first of May The apple tree that grew for you and me I watched the apples falling one.. 더보기
붕어빵 붕어의 육체를 빌렸음 똑같은 틀 속에서 똑같은 형태로 계속 태어남 밀가루 계란의 향으로 비린내를 감추려 했음 붉은 팥 그리고 달궈진 쇳덩이 틀로부터 불의 혼을 받아 태어남 탄생은 죽음으로 예정됨 그러나 예정된 죽음이 존재하는 한 계속 부활할 것임 껍데기일 뿐인 육체를 빌려 ----- 연왕모, 전문 더보기
다시 몰운대에서 -- 황동규 저기 벼락 맞고 부러져 죽은 척하는 소나무 저기 동네 앞에서 머뭇대는 길 가다 말고 서성이는 바람 저 풀어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몸 매무시하는 구름 늦가을 햇빛 걷어들이다 밑에 깔리기 시작하는 어스름 가끔식 출몰하는 이름 모를 목청 맑은 새 모두 노래 채 끝나지 않았다는 기척들. 나도 몰래 마음이 뿌리내린 곳, 뿌리 몇 차례 녹다 만 곳. 내가 나를 본다 더 흔들릴 것도 없이 흔들리는 마른풀. 끝이랄 것 없는 끝 노래 대 하나 뵈지 않게 출렁여놓고. ------ 황동규, 시집 꽃의 고요 중에서 더보기
버몬트 할머니 지난 달에 버몬트 할머니 타샤 튜더가 돌아가셨다. 책이 예뻐 한동안 끼고 다니면서 할머니랑 같이 지냈다. 비록 나는 여기 서울에 있지만 버몬트에 있는 할머니를 고향에 있는 시골 할머니쯤으로 생각하면서 언제든 달려가면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책 속에 나오는 어려운 꽃이름들을 입 속에 넣고 굴려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책 속에 나오는 그림들이 너무 좋아서 한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었었다. 꽃에 대한 할머님의 사랑은 거룩하기까지 했었던 기억이다. 이 책이 지난해 우리 집으로 오면서 지난 봄날은 행복했었는데... 할머니를 알게 해준 분께 감사드리며 조금 늦었지만 편안한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 오늘은 다시 할머니를 내 곁에 두고 읽어봐야겠다. 더보기
친구 친구란...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도, 친구의 뒷모습만으로도, 금방 알 수 있는 것.^^ 더보기
잡초송 -- 구상 희랍신화(希臘神話)의 혀 안 돌아가는 남녀신(男女神)의 이름을 죽죽 따로 외는 이들이 백결(百結)선생이나 수로부인(水路夫人), 서산대사(西山大師)나 사임당(師任堂)을 모르듯이 클레오파트라, 로미오와 줄리에트, 마릴린 몬로, BB의 사랑이나 브로드웨이, 할리우드의 치정(痴情)엔 횡한 아가씨들이 저의 집 식모살이 고달픈 사정도 모르듯이 튜울립, 칸나, 글라디올러스, 시크라멘, 히아신스는 낯색을 고쳐 반기면서 우리는 넘보아도 삼생(三生)에 무관(無關)한 듯 이름마저도 모른다. 그 왜, 시골 그대들의 어버이들이 전해가지고 붙여오던 바우, 돌쇠, 똘만이, 개똥이, 쇠똥이, 억쇠, 칠성이, 곰, 만수, 이쁜이, 곱단이, 떡발이, 삐뚤이, 순이, 달, 서분이, 꽃분이, 이런 정답고 구수한 이름들 함께 우리 이름도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