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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는 세상

요즘의 길거리... 온통 길거리에 낙엽 투성이다. 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을 보니 사각사각 거리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 하다. 마음만 편하다면 뒹구는 낙엽에 따라 내 마음도 같이 뒹굴고 싶다... 더보기
그림자 그림자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 ------함 민 복 요즘 함민복의 시집이 내 옆에 놓여있어서 그런가.. 자꾸만 그의 글이 걸린다. 저 의자를 보면서 셋이 참 다정해보였다. 길게 늘어뜨린 그림자도 따뜻해보였다... 의자는 좀 거리를 두고 앉았지만 그림자는 머리를 맞대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듯 했다... 하나였으면 좀 쓸쓸했겠지. 둘이였다면 다정했겠지. 셋이니 더 다정해보이네... 하지만 순전히 그건 내 마음이다. 그냥 의자가 놓여있으며 해가 길게 그림자를 빼놓았을 뿐이다... 더보기
그리움 천만 결 물살에도 배그림자 지워지지 않는다. ----함민복 더보기
번뇌 양수리에서(2006.11.9) 한 스님이 물었다. "부처는 누구에게 번뇌가 됩니까?" "모든 사람에게 번뇌가 된다." "어떻게 해야 면할 수 있습니까?" "면해서 무얼 하려느냐?"____ (조주록에서) ---------- 가슴이 붉은 딱새, 오규원 더보기
수능때가 되면 생각나는 친구... 어제가 수능이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 고3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이 시험을 치뤘겠지. 나는 항상 이맘 때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나랑 같이 공부했던 친군데 학력고사를 하룬가 이틀 앞두고 장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서 나만 시험을 치루고 그 친구는 시험을 보지 못했다. 그후 우리는 행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학교로 갔고, 그 친구는 직장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그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직장을 다니며 야간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라 생활이 별로 달라진건 아니었다. 그냥 대학을 가기 위한 준비가 점점 더 늦어지고, 그러다 대학과 자신은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고 직장을 열심히 다녔고, 연애도 신나게 했으며, 또 결혼도 했다. 결혼 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내 친구는 다시 방통대에 입학해서 방통대.. 더보기
말을 들어주는 것... 일년동안, 학교 다니는 것 빼고, 돈을 버는 것 이외의 것을 배워본 건 졸업 후 처음이다. 그러니까 거의 20년만에 강의실에 앉아봤다고나 할까.. 이제 두번의 강의만 더 받으면 졸업이다. 그 날 장봉도의 하늘이 너무나 높고 푸르렀다. 그곳의 사람들도 밝고 맑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갈 곳없는 사람들이 모여 따뜻한 공간을 이룬 사랑이 샘솟는 자리이다. 그곳에서 들은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처음 예림원을 시작해서 20년 동안은 장애인들에게 많은 말을 했지만, 지금부터 20년 동안은 장애인들의 말을 많이 듣겠습니다."라고 했던 것. 무엇을 해주는 것도 뜻깊은 일이었을테지만 이제부터는 비장애인의 입장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의 말을 온전히 들어주는 것, 그보다 더 큰 배려와 사랑이 있을까... 더보기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 가끔 산이나 들로 나갈 때 이름모를 꽃들이나 산나물들을 보면서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꽃이나 산나물에 관련된 책을 보면서 이름을 익히고 모양을 익혀보았었다. 그러나 내 생활의 본거지가 도시, 서울, 천호동 끝자락 주택단지이다보니 꽃모양이나 이름을 익힌들 금방 모양과 이름이 연결이 되질 않았다. 그래도 사진을 찍어와서 찾아보면서 그 이름을 찾아주고 있는 셈이다. 아니, 원래 그 이름이 있었는데 내가 불러주질 않아서 이름이 없었으며 있으면서도 없는 것이나 진배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꽃을 찍어와서 이름불러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꽃이나 산나물이나 산새들만이 아니었다.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듣지 못하는 농아인들에겐 더욱 절실한 얘기였다. 그들에겐 새나 꽃이나 물고기가 있어도,.. 더보기
수선화에게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정 호 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