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그림자가 제 몫만큼, 제 크기만큼 수면 위에 떠있네.
아니지... 배에 딱 달라 붙어있네.
어느 땐 고요하게, 어느 땐 비바람에 온몸을 심하게 흔들리면서
그러나 배그림자 배에서 절대 떨어지는 법은 없지...
배 그림자 지워버리고 싶다면
제 몸을 불사르고 물 속으로 사라지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지.
잘 알지...
제 몸을 불사르는 것 밖에 없다는 걸... 잘 알지...
산다는 건 제 몫만큼의 그림자를 제 몸에 딱 붙이고 견디는 것이라는 걸 잘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