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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점점 가을빛을 더해가는 마당에서


여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빛이 좋아서다. 빨래를 빠닥빠닥 말릴 수 있는 그 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빛이 좋아진 이후로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참을 수 있을 수 있었다.

이제는 뜨거운 태양이 점점 가을을 향해가고 있다. 아니지... 벌써 추석으로 마음이 바빠진 걸 보면 완연히 가을이다. 우리집 마당도 이미 빛이 기울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엄청난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다. 이 비가 오고나면 나뭇잎은 상당수 떨어질 것이고 점점 가을빛으로 물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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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덩쿨이 여름 한 낮의 빛을 받을 때는 쭉~ 쭉~ 위로만 맹렬하게 올라갔었다. 저 녀석은 담을 타고 올라가기만 한다며 매일 매일 한 잎씩, 한 땀씩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가 아주 좋았었다. 그러다 어느 날인가 녀석이 고개를 푹 숙이면서 한 땀씩 아주 천천히 자랐다. 왜 갑자기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을까 궁금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말복이 지나고 입추에 들어서자 빛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고개를 떨궜던 것 같다. 이제는 내년 봄에나 맹렬히 올라가는 저 녀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내일 내린다는 비가 가을의 발걸음을 엄청 재촉할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