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보는 내내 청년같은 순수한 아저씨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김창완. 충무로 영화제 마지막 공연의 주인공은 김창완이었다. 갑자기 쌀쌀해져 겨울같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1시간 넘는 야외공연을 마치고 앵콜송을 몇번이나 했는지... 조금만 덜 추웠어도 호응도가 좋았을텐데... 그래도 순수한 어른을 만난 것 같은 느낌, 좋았다. 그의 재기발랄한 몸짓, 기타들고 방방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건 아쉬웠지만 그의 수많은 히트곡들을 한자리에서 다 들을 수 있었으니 대만족이다.
그리고 곧바로 명보극장으로 가서 영화 '함께 할 수 있다면'을 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친구 잘둔 덕^^이다. 아~ 가을을 만끽하기에 딱 좋은 영화다. 사람이 그리울 때 보면 덜 외로울 것 같은 영화. 그래도 다 좋은데 말이야... 마지막에 연인들이 헤어질 때 쓰는 레파토리, 그거 이제 너무 비슷해. 너무 식상해. 그리고 다시 만나는 구성도 내 예상대로 딱딱 맞아주면 영화 좀 맥빠지지... 예상이 좀 빗나가야 보는 맛이 있는거 아닐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마농의 샘'으로 잘 알려진 클로드 베리. 아무래도 나이가 조금 든 느낌, 그래서 조금 안타깝고 아쉬운 느낌.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다.
겨울처럼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친구가 만들어온 따끈한 둥글레차를 마시며 볼 수 있었던 김창완의 공연도, 모처럼 좋은 감독의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이 가을을 추억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좋은 공연있을 때 불러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더욱 낭만적이고 같이 할 친구가 있다는 건 더더욱 인생 살맛나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