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그리고 올해 시월에, 나는 세 번이나 산행을 했다. 10월 초에 대관령 선자령, 10월 중순에 설악산 대청봉, 그리고 10월 말에 가평의 유명산을 다녀왔다. 앞의 두 번의 산행은 털보랑 둘이 다녀왔는데 이번 산행에는 진표네 식구들과 함께 했다. "산에 갈래?"하고 물으면 흔쾌히, 그리고 언제든 같이 나서주는 진표네 식구들이 있어 산행을 늘 즐겁게 다녀오곤 했다. 물론 이번 산행도 마찬가지였다. 집에서 가깝다는 핑계로 유명산을 밑에서만 맴돌고 돌아오곤 했었는데 이번엔 정상까지 올랐는데 가을 산행으로,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딱 알맞은 산이었다.
설악산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다리도 아프지 않았다. 웬지 마구 자랑하고 싶은 느낌이다.ㅎㅎ... 산행후 연숙씨랑 승재씨도 불러내서 털보네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참, 털보네 식당에 갔을 때 진표가 "여기가 털보 아저씨네 집이예요?"라고 물어보는 통에 우린 한바탕 웃었다. 식당에서 모두들 한 잔 했기에 돌아오는 길은 내가 운전하고 돌아오는데 내 차가 아닌 관계로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그런데 진표 생각에 아빠가 운전할 때는 빨리 달리는 것 같은데 내가 운전하는 건 좀 답답했던 모양이다. 운전하는 나한테 "털보아줌마 운전면허증 있으세요?"라고 물어보는 바람에 우린 또 한바탕 웃었다. 아이들과 함께 산행을 하면 이런 재미가 쏠쏠하다.
더구나 털보랑 음악 취향도 비슷한 진표 때문에 돌아오는 차 속은 온통 들썩들썩...ㅎㅎ.. 아무래도 음악 취향이 비슷한 진표 때문에라도 우린 당분간 즐거운 산행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