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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이야기

얼떨결에 담근 김장





김장철만 되면 배추, 무우 사러 가락동 시장을 헤매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무공해 농사를 지은 시아주버님 덕분에 무공해 배추, 무우가 우리집으로 20포기나 배달되어 왔다. 공수되어 오는 배추는 우리집 안주인의 시간은 전혀 안배하지 않은 상태로 날라오는지라 한창 바쁜 지난 주 일요일에 들이닥쳤다. 다른 때였으면 금치라며 버선발로 반겼을 배추겄만, 올해는 며칠 우리집 마당에서 예상치도 못한 푸대접을 받았다.

도대체 이 며느님, 시간을 못빼게 바쁘게 생긴 꼬락서리를 며칠 보시더니, 드디어 울 어머님, 올해는 아들이랑 둘이 김장을 해야겠다며 손을 걷어 부치셨다. 그리곤 마당에 며칠째 놓여있는 배추를 다듬어 절이셨던 거랬다. 앗싸, 그럼 난 올해는 김장 담그는데 빠져도 되는거란 말이지... 호호...

그리고 오늘 드뎌 김장을 얼떨결에 담궜다. 배추 절구고, 씻고, 야채 다듬어 씻는 것까지 모두 아들과 함께 하신 울 어머님, 귀하신 아들에게 고무장갑 끼워서 설겆이 시키면 큰 일나는 줄 알았던 어머님이 이제는 아들과 둘이 김장을 담그실 정도로 발전하셨다. 역시, 난 못된 며느리가 틀림없다. ㅋㅋㅋ

요렇게 끝내면 재미없기에, 김장 후기를 달자면, 예년보다 훨씬 조금하여 일이 수월했다는 털보는 너무 간단히 끝난 것 같다고 하고, 울 어머님은 입 안이 다 부르트셨다고 한다. 에, 그럼, 며느리인 저는 어떠냐면요... 무슨 추석 때 먹는 김치 한 통 담그는 것만큼 쉬워서 오늘밤 잠이 쉬 올 것 같지 않다고 합니다.........^^